통산 최다루타 대기록의 날, 최형우는 정작 이런 생각했다···“현종이도 나이를 먹었구나”[스경x인터뷰]
최형우(41·KIA)가 경기 전 훈련할 때면, 이범호 KIA 감독은 “괜찮냐”고 묻는다. 늘 “예, 괜찮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묻곤 한다.
1983년생 최형우는 KIA의 4번 타자로 뛰고 있다. 없는 사람 취급해달라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최형우는 올해도 4번 타자로 돌아가 있다. 부담을 덜어주고자 최형우를 뒤에 두려 했지만 어떻게든 타점을 만들어내는 그 능력에 KIA는 결국 최형우를 4번에 둔다.
만 41세의 4번 타자 최형우는 기록을 쓰고 또 쓴다. 계속해서 KBO리그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자신의 기록까지도 또 쓴다.
최형우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시즌 11호 홈런 포함, 6타수 3안타 6타점을 뽑았다.
0-5로 뒤지던 5회초 2사 만루에서 좌전안타로 이날 첫 안타를 신고하며 2타점을 뽑았다. 지난 11일 SSG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 통산 4077루타째를 기록, 이승엽 두산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다루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최형우는 이날 5회초의 2타점 적시타로 이승엽 감독을 넘어 역대 최다루타 기록 보유자가 됐다.
멈추지 않았다. 6회초에는 5-5 동점이 된 뒤 2사 1·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쳐 6-5로 역전을 시켰다. 이 안타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7회초에는 9-5로 좀 더 달아난 뒤 2사 2·3루에서 다시 타석에 나간 최형우가 좌월 3점 홈런을 때리면서 12-5를 만들어 KIA의 승리에 완전히 쐐기를 박았다. 이 홈런을 더하면서 최형우는 총 6타점을 뽑았다. 삼성에서 뛰던 2012년 6월12일 대구 한화전에서 6타점을 기록했던 최형우는 12년 만에, 만 41세에 또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을 다시 기록했다.
최형우는 “꾸준하게 잘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이 우선이다. 아무리 야구 잘해도 아프면 소용이 없다. 주전이면 최소 130경기 이상은 뛰어야지 80~100경기 뛰면 주전 아니라고 후배들과도 말한다. 지금은 실력보다 노하우로 뛰는 것 같다”며 “그런데 사실 기록엔 관심이 없다. 5타수 무안타 쳐도 팀이 이기는 게 좋지, 이제 젊었을 때랑은 달라서 아무 관심이 없다. 어차피 1년 지나면 또 최정(SSG)이 다시 다 깰 것”이라고 웃었다.
기록엔 통 관심 없는 최형우는 이날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에 대해서도 “그동안 나는 5타점이 내 최고기록인 줄 알고 있었다. 십 몇 년 동안, 그래서 6타점, 8타점 치는 타자들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6타점을 전에 쳐봤는지도 몰랐다”고 웃었다.
KIA는 이날 승리로 LG를 다시 2위로 끌어내리고 0.5경기 차 앞서 1위를 탈환했다. 지난 7일 2위로 내려간 지 5일 만이다. 매번 고비를 맞이하면서도 잘 넘기고 있던 KIA가 6월에는 진짜 위기를 맞이했다고도 했다. 마운드의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고, 타자들은 기복이 심하고, 부상자도 나온다. 전날인 11일 SSG전에서는 1점을 더 뽑지 못해 접전을 벌이다 연장 10회에 6-7로 졌다. 처질 뻔한 팀 분위기를 최고참 최형우가 6타점의 폭발력으로 살려냈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나이 얘기를 하고 듣게 되는 최형우는 우승에 도전하는 팀의 중심에 선 자신의 감정을 에이스인 후배 양현종을 통해 드러냈다.
이날 선발 양현종은 5.2이닝 8피안타 5실점을 했다. 6회초 역전한 타자들의 도움을 받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6-5로 앞선 6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현종은 늘 등판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KIA 응원석을 향해 박수를 유도하고 모자를 벗어 인사한다. 전보다 더 많이 실점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이날도 양현종은 같은 모습으로 관중석과 호흡했다.
최형우는 “오늘 양현종에게 참 고맙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관중석 향해서 그렇게 하길래, ‘5실점이나 하고 왜 저래’ 하면서 뭐라고 약 올릴까 궁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자칫 분위기가 가버릴 것 같아서 일부러 그랬다고 하는 얘길 듣고, 다시 생각했다. 참 멋있구나, 그리고 쟤도 나이를 먹었구나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런 양현종에게는 늘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이 만 41세에도 불 같은 타격을 하는 최형우의 존재다. 이날 승리 뒤 이범호 KIA 감독은 “최형우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 최형우가 왜 해결사인지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베테랑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고 후배 선수들도 잘 보고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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