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손&이 더 빛나게 하려면…

박효재 기자 2024. 6. 13. 07: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자축구대표팀, 톱시드로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행
이강인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중국과의 2차예선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손흥민에게 달려가 안기고 있다. 연합뉴스


다재다능한 월클 듀오
어디 세워도 손색없지만
최전방 공격수 등 갖추면
본래 자리서 시너지 배가
차기 감독이 고민할 부분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떠오르는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을 월드컵 지역 3차 예선으로 이끌었다. 뛰어난 기술과 결정력,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선수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같이 뛸 때 더 빛나는 조합으로 누가 사령탑으로 오든 팀의 리더로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흥민은 싱가포르,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연전에서 측면의 플레이메이커, 골잡이로서 역할을 모두 잘 수행했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손흥민은 드리블을 7번 시도해 6번이나 성공시켰다. 발도 빠른 데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손흥민이 움직일 때마다 중국 수비수들은 휘청거렸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끌어당기고 휘저어주면서 중앙에서 동료들이 침투할 공간이 생겼다. 후반 터진 이강인의 결승골도 손흥민의 측면 침투 움직임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손흥민은 상대 진영에서 도전적인 패스를 뿌리면서도 패스 성공률은 76%로 높았다. 득점 기회로 연결되는 패스를 뜻하는 키패스도 한 차례 기록하며 측면의 플레이메이커로서 역할을 100% 수행했다. 소파스코어, 풋몹 등 축구 통계매체는 이강인보다 높은 8점 초반대 평점을 주며 팀 내 최고 활약 선수로 꼽았다.

이강인은 스피드는 손흥민보다 떨어지지만, 과거 한국 축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선수로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속임 동작에 따른 탈압박, 뛰어난 시야를 바탕으로 한 킬패스가 장점인데, 특히 작정하고 라인을 뒤로 물러서는 팀을 상대로 할 때 이 능력은 더욱 빛이 난다.

전날 경기에서 져도 3차 예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중국은 극단적인 두 줄 수비를 펼쳤다. 최전방에 공격수 한 명만 하프라인 부근에 남겨두고 모두 수비에 가담했는데, 이강인의 킬패스 한 방에 무너졌다. 선제골 장면의 기점이 된 손흥민의 박스 침투를 잘 포착했고, 절묘한 스루패스로 중국 수비 3~4명을 그대로 제쳤다. 손흥민의 컷백 패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흐른 공을 직접 마무리까지 하며 이날 결승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강인과 손흥민 모두 멀티 플레이어로서 역량도 뛰어나다. 손흥민은 윙어는 물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도 위협적인 존재다.

이강인 또한 윙어, 상대 측면과 중앙 사이 공간을 파고드는 미드필더인 메짤라 역할까지 곧잘 소화한다. 윙어로서는 손흥민과 좌우 위치를 바꿔 상대를 흔들 수 있고, 메짤라 자리에 설 때는 높은 결정력으로 직접 득점을 노린다.

물론 과제도 있다. 손흥민은 중앙에 설 수도 있지만,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측면에 설 때 위력이 더 배가 된다. 새 감독이 들어선다면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볼을 잘 간수하고 연계 플레이가 좋은 주민규(울산),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소속팀에서 스트라이커로서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황희찬(울버햄프턴), 대표팀 내에서 제공권이 가장 좋은 최전방 자원 조규성(미트윌란) 등 대안은 많다.

여기에 이강인이 메짤라 자리에서 득점력이 더 높아지고, 대표팀의 2선 자원이 풍부한 만큼 오른쪽 윙어 자리에 다른 선수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손흥민, 이강인과 함께 가장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공격진 조합을 찾는 것은 새 사령탑의 몫으로 남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