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이 롯데에 오자마자 반했다…이제 21세인데 초고속 성장, 연타석포 우연 아니다
[스포티비뉴스=사직, 윤욱재 기자]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할 선수다"
과연 '명장'이 홀딱 반할 만했다. 김태형(57) 롯데 감독은 과거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면서 "선수를 보는 눈이 탁월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새 사령탑에 취임한 김태형 감독은 롯데에 오자마자 선수단 파악에 주력했다. 냉정한 시선으로 선수단을 살피던 김태형 감독의 눈에 들어온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윤동희(21)였다.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는 정말 다르다. 운동장에 나와서 하는 것을 보면 루틴이 딱 보인다. 정말 진지하다. 하나도 뭐라고 할 게 없다.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할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동희는 부단한 노력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2022년 롯데에 입단한 윤동희는 그해 퓨처스리그에서 77경기에 나와 타율 .310 6홈런 42타점 19도루로 활약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해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한 윤동희는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타율 .436 1홈런 11타점 3도루로 맹타를 휘둘렀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1군 무대에서도 빠르게 적응한 윤동희는 주전 외야수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었고 107경기에서 타율 .287 2홈런 41타점 3도루를 남기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도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기까지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명장'의 마음을 사로 잡은 윤동희는 올해 4월까지 타울 .236 1홈런 9타점 1도루로 주춤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위기에 놓인 윤동희의 선택은 바로 연습이었다. 경기 후에도 연습을 이어갈 정도로 부지런하게 움직인 윤동희는 5월에만 타율 .366 1홈런 9타점 3도루를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했고 6월에도 타율 .313 2홈런 10타점을 남기면서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할 선수다"라던 김태형 감독의 평가가 정확했던 것이다.
특히 윤동희는 12일 사직 키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가동하며 팀의 9-2 승리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윤동희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라면서 자신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개막 초반만 해도 타격감이 그리 좋지 못했던 윤동희는 어떻게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일까. 무턱대고 연습량만 늘린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면서 연습에 매진했다. 윤동희는 "최근에는 바깥쪽 공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또 바깥쪽을 생각하다가 몸쪽에 왔을 때 반응하는 연습도 많이 했다. 작년에 몸쪽 공은 잘 쳤고 다른 팀들도 이를 알고 있어서 바깥쪽으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더라. 또 작년과 다르게 올해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고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바깥쪽 공을 조금 더 앞에서, 힘있게 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선수다. 실제로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내가 잘 되지 않을 때 당연히 노력을 해야 한다. 잘 되지 않으면 경기장에 남아서 연습도 해야 하고 코치님들께 조언도 구해야 한다"라는 윤동희는 "나 혼자만 한 것이 아니라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감독님의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윤동희는 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2회말 1사 1,3루 찬스에 등장했고 볼 2개를 고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3구째 과감하게 타격한 결과는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이었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이 윤동희를 불렀다. 김태형 감독은 "주자가 있으면 우측으로 짧게 쳐야 한다. 상황을 보면서 타격을 해야 한다. 팀이 득점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네 혼자 욕심으로 크게 스윙을 돌리면 당연히 결과가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윤동희는 다음 타석이었던 5회말 무사 2루 찬스에서 중월 3루타를 터뜨리며 감독의 피드백에 '화답'했다. "감독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쳤는데 바로 3루타를 터뜨렸다"라는 윤동희는 "잘 생각해보면 감독님의 말씀에는 다 뜻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항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젊은 선수와 선수를 꿰뚫어 볼줄 아는 사령탑의 만남은 꽤 운명적이다. 젊은 선수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이를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지도자가 있다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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