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금리 동결한 美 연준… 연내 한 차례만 금리 인하 시사(종합)
점도표서 올해 금리 인하 1회 제시
지난 3월 FOMC서는 3회 인하 전망
S&P·나스닥은 사흘 연속 최고치 경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7회 연속으로 현재 수준인 5.25~5.50%를 유지하게 됐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기존 세 차례에서 한 차례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 시각)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9·11·12월, 올해 1·3·5월에 이어 7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금리 인하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고용도 튼튼하다”면서 “다만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시장은 점도표에 주목했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취합한 것으로,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 5월 FOMC에서는 점도표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점도표에 쏠렸었다. 지난 3월 점도표에서는 연준이 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하면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었는데, 이번에는 바뀌었다. 연준은 올해 최종 금리 수준이 5.1%가 될 것으로 제시했다. 한 번에 25bp(1bp=0.01%P)씩 내린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기껏해야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해석된다.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위원 중 8명이 연내 두 차례, 7명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고, 4명은 올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도 3.9%에서 4.1%로 상향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FOMC 정례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지난해 최고치인 7%에서 최근 2.7%로 상당히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라며 “현재의 경제 지표들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확신을 아직 주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 전에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발표됐다.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4%,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하면서 시장 전망치보다 각각 0.1%P씩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준 위원들은 회의 전 이 수치를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 의장은 이 수치를 묻는 질문에 “좋은 수치지만 최선의 숫자는 아니다”라며 “CPI는 올바른 방향을 위한 한 번의 수치에 불과해 금리 인하를 확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연준의 태도에 대체로 공감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페로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 발표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한 달치에 불과했다”면서 “이번 보고서만 보고 연준이 올여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올해 FOMC는 7·9·11·12월 등 총 네 차례 남아있다.
FOMC 결과 발표 이후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주가지수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09% 하락한 3만8712.2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5% 상승한 5421.03에, 나스닥지수는 1.53% 오른 1만7608.44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오전에 발표된 CPI가 긴축 성향을 보인 연준을 무력화시켰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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