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타 금지령? 그 지령 삭제!
‘3루타 금지령’을 어긴 나성범(35·KIA)의 승부욕이 KIA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제는 선수 본인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초 2타점 3루타를 쳤다. 2회초에도 1사 2루에서 적시타를 쳐 1타점을 더했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KIA는 이날 8-2로 크게 이겼다. 나성범의 3루타는 지난해 8월 24일 KT와의 경기 이후 291일 만이었다.
나성범은 9일 경기 후 “감독님으로부터 ‘3루타 금지령’을 받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올해 3루타를 칠 생각은 말라. 무조건 2루에서 멈춰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사실 나도 오늘 1회에 2루에서 멈출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성범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달렸다.
나성범은 지난 3월 17일 KT와의 시범경기 도중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파열 진단을 입었다. 이후 재활에 힘쓰다가 지난 4월 28일에야 시즌 첫 타석에 나설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11일 인천 SSG전에 앞서 ‘3루타 금지령’의 실체에 대해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나성범이 시즌 초반 햄스트링이 안 좋았으니까 아무래도 3루까지는 안 뛰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얘기했었다”며 “햄스트링은 괜찮다가도 순간에 한 번의 느낌으로 (부상이) 오는 거라 조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다같이 뛸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더는 부상으로 핵심 타자를 잃고 싶지 않은 바람, 타선 완전체를 유지하고 싶은 바람 때문이다.
이 감독은 “그런데 9일 경기에서는 워낙 깊숙한 곳에 타구가 가다보니 성범이가 열심히 달려줬다”며 “다음 베이스에 또 한 번 가겠다는 의지 때문에 다칠까봐 얘기했던 것인데, 상황에 따라 본인이 체크를 하면서 뛰고 있으니 그런 건 이제 선수한테 맡겨야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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