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맛있는 공간 4

이성균 기자 2024. 6. 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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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까워지고 있다. 속초에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온 셈. 그리고 알아두면 좋을 속초의 맛있는 공간들이다. 놀거리는 덤.

●아점 고민 끝, 속초생대구

속초에 아침 10시 전후로 도착한다면 첫 일정은 속초생대구가 좋겠다. 10년 넘게 한 자리에서 대구탕을 끓이고 있는 곳이다. 메인 음식은 생대구로 끓이는 시원한 생대구탕과 고소한 생대구 전다. 그런데 웬걸. 밑반찬으로 밥 한 그릇은 해칠 수 있다. 특히, 청어알젓과 대구알젓은 이곳의 매력 포인트인데, 마른 김+쌀밥+젓갈은 환상의 조합이다. 이 2가지 젓갈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서라도 속초생대구에 올 이유는 충분하다.

이제 주인공 차례. 생대구탕은 맑은 지리 스타일로 미나리의 향긋함과 부드러운 살코기, 고소한 대구간이 특징이다. 염도도 적당해 국물을 계속 마시게 된다. 조금 기다리면 노릇노릇하게 부쳐진 전이 나온다. 샛노란 게 입맛을 돋운다. 냉동 흰살생선과는 비교 불가. 밥 잘 먹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두 공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속초의 향긋함, 카페집

일상적인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카페다. 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보이며, 속초에 일상에 스며든 기분.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려는 주인장의 진심이 엿보이는 곳이다. 탄자니아, 르완다, 인도네시아, 도미니카, 케냐, 인디아 등 다양한 산지의 원두를 드립커피로 내어준다. 그것도 합리적인 가격에.

공간은 포근한 느낌. 채광이 좋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이에 어울리는 화사한 꽃이 그려진 커피잔까지. 모든 게 두루 잘 어울린다. 30~40분 정도 차분하게 커피를 음미하면서 다음 여행을 생각하면 된다. 참,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속초생대구와 뮤지엄엑스, 등대해수욕장이 있다. 속초생대구 식사, 등대해수욕장 산책, 카페집 커피, 뮤지엄엑스 관람 순으로 여행하면 딱 좋다.

●풍미 가득 버터 쿠키, 속초샌드

집으로 갖고 돌아가야 할 속초 먹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닭강정과 새우강정이 메인이라면 디저트는 속초샌드다. 수많은 맛이 밀집한 속초중앙시장에서 가장 파란 가게를 찾으면 그곳이 속초샌드다. 속초의 바다가 떠오르는 파란색 상자가 맛있는 쿠키를 품고 있다.

속초샌드는 2022년 12월 시장에 둥지를 틀었는데, 단기간에 속초 필수 기념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맛은 직관적이다. 프랑스 고메버터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질감의 크림치즈, 달고 짭조름한 수제 솔티드 캐러멜이 어우러진 버터 쿠키다. 상자당 10개가 들어 있는데 한 번 입에 넣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쉽지 않다. 진한 커피와 잘 어울리는데, 버터와 크림치즈의 풍미를 한껏 돋워준다. 물론 쿠키를 촉촉하게 적셔줄 우유와의 궁합도 훌륭하다.

두 상자는 사야 아쉽지 않다. 한 상자는 롯데리조트 속초 객실에서 맛봐야 한다. 객실에 준비된 드립백으로 커피를 준비하고 테라스로 나가자. 바다, 커피, 속초샌드와 함께 느긋한 티타임이 완성된다. 롯데리조트 속초가 선사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쑥 초코파이 어때요, 속초정

속초중앙시장에는 먹을 게 참 많다. 자리 뜨기가 무서울 정도다. 먹고 돌아서면 또 먹어야 할 게 나타나니 말이다. 다행인 건 유명한 닭강정과 새우강정, 술빵도 모두 포장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다른 기념품이 속초정의 쑥 초코파이다.

사실 초코파이는 공산품도 있고 전주에도 유명한 게 있다. 속초까지 와서 사야 하나 물음표가 뜨지만, 귀여운 오리가 눈에 띈다. 쑥이라는 한국적인 재료도 흥미롭고. 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먹고 달콤하게 입가심하고 싶다면, 우선 쑥 초코파이 하나를 맛보고 고민해도 충분하다.

▶속초+
요즘 속초 핫플
MUSEUM X

속초 여행에 체험이 가미됐다. 미디어아트부터 가상현실, 인공지능, 홀로그램까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전시 공간 'MUSEUM X(뮤지엄엑스)'가 선두주자다. 요즘 속초에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기도 하다.

뮤지엄엑스는 4개 층에 에코(Echo, 소리 터널), 튠(Tune, VJ 챔버), 슬라이드(Slide, 디지털 미끄럼틀), 스케일(Scale, 가상의 구체), 노트(Note, 빛으로 그리는 스케치), 심포니(Symphony, 7.5m 스크린을 활용한 영상 체험) 서라운드(Surround, 우주 공간) 등의 테마로 총 16가지 액티비티가 준비돼 있다. 빛, 연기, 영상, 소리 등을 활용해 감각을 자극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눈도 즐겁게 한다.

또 기본 뮤지엄 패스(14개 체험 가능)에 AI 패키지를 추가하면 두 가지 색다른 추억도 남길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케처엑스(SketcherX)와 대화하면 로봇이 직접 본인의 초상화를 그려준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소통으로 탄생하는 예술인 셈이다. 또 나만의 판타지 배경으로 네 컷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컴포저(Composer)도 있다.

전시 관람을 마치면 또 다른 포토 스폿인 OASIS X(오아시스엑스)가 기다리고 있다. 온통 분홍색으로 칠해진 공간과 조형물이 특징인 루프톱 카페다. 카페에서는 핑크 요거트 스무디, 오아시스 스트로베리 밀크, 컵케이크 등의 먹거리와 뮤지엄엑스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테라스. 밖으로 나가면 이곳의 마스코트인 버블스와 등대해수욕장이 여행자를 반긴다. 휴양지 분위기로 꾸며진 테라스에서 바다를 조망하면서 쉴 수 있다. 뮤지엄엑스를 즐기면서 소진된 체력은 오아시스엑스의 핑크빛 달콤함으로 채워진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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