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매순간 설렜죠"…변우석의 '선업튀' 비하인드
배우들이 대중적 인기를 넘어 '팬덤'을 형성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 가장 뜨거운 배우 변우석은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이를 해냈다. 인터뷰 이틀 차에도 서울 모처에서 변우석의 일정이 끝나기 만을 기다리는 팬들을 보며 새삼스럽게 '신드롬'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통상 배우들의 인터뷰는 장소가 잘 알려지지도 않을 뿐더러 기다리는 팬들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본인은 어떨까. 변우석에게 '선재 업고 튀어'는 인생에 찾아 온 어리둥절한 기적이다. 변우석이 아닌 류선재로 기억되는 순간 순간이 너무나 고마운 이유도 그래서다.
"아직 제가 선재를 보내지 못했어요. 시원섭섭하고 아쉽죠.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요. 선재가 보고 싶을 때마다 OTT에서 다시보기를 할 생각이에요. 배우 인생을 살면서 끝까지 돌아볼,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변우석의 인기는 이제 드라마를 넘어섰다. 실제로 '선재 업고 튀어'의 시청률은 5%대가 최고였지만 화제성 면에서 올해 어떤 배우보다 뛰어났다. 글로벌 스타들처럼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가 걸렸고, 그가 부른 '선재 업고 튀어' OST '소나기'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TOP100의 10위권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팬미팅 티켓팅(티켓 구매)은 대기 인원이 50만 명에 육박했다.
"어리둥절해요. 타임스퀘어 광고는 합성인 줄 알았는데 진짜라 놀랐어요. 저희 '선재 업고 튀어' 팝업스토어에서도 많이 기다리셨더라고요. 인기 있는 가수들 사이에 제 노래가 들어간 걸 보면서 '이게 맞아?' 싶더라고요. 제 작품의 OST를 부르는 게 꿈이긴 했어요. (웃음) 그 꿈을 이룬 거죠. 위버스(팬 소통 커뮤니티)도 초반에 글을 남기면 서버가 터졌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괜찮은데 팬 분들과 가까이 대화하고 저도 좀 더 깊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티켓팅 대기 인원도 믿기지 않았어요. 정말 선재와 함께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뿌듯한 인기는 변우석의 개인기는 물론이고, '선재 업고 튀어'의 상대 배우 김혜윤과 함께 이뤄낸 결과이기도 하다. 선재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이나 타임슬립한 임솔 역의 김혜윤은 그야말로 '연기 차력쇼'를 펼치며 첫 주인공 자리에 선 변우석을 이끌어 갔다.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스타가 된 변우석에 대해 김혜윤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나도 열심히 따라가겠다"라고 각오를 전한 것을 전해 듣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솔이 때문에 선재의 감정이 나올 수 있었어요. 혜윤이가 가진 힘이 많아서 저도 촬영하는 동안에 많이 배웠고, 정말 고마웠어요. 혜윤이가 작품에서도 예쁘게 나오지만 현장에서도 늘 예뻤거든요. 8~9개월 촬영하면서 매일 울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울지?' 싶더라고요. 보면서 정말 감탄할 정도였고, 그 감정을 받기만 해도 선재의 감정이 나왔어요. 사실 정말 춥고 덥고 힘든 순간들이 많았어요. 그 와중에도 혜윤이의 밝은 모습을 모면서 저런 에너지가 현장 분위기를 만든다는 걸 알았죠. 멀어지는 게 아니라 같이 가면 되는 거 아닐까요."
촬영하는 매 순간은 '류선재' 변우석이 '임솔' 김혜윤에게 설레는 시간이었다. 직접 풀어 놓는 키스신과 포옹신 비하인드를 들으며 변우석의 설렘이 전해졌다. 무엇보다 김혜윤과 함께했던 애정신 하나 하나의 감정을 변우석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선재로서 솔이를 바라보는 순간에는 항상 설렜어요. 처음 수영장에서 솔이가 달려와 안기는 장면이 생각나요. 솔이 감정은 정말 깊은데 선재로서는 짝사랑했던 사람이 나에게 와서 안기는, 엄청나게 설레는 순간이거든요. 키스신은 저도 부끄러웠어요. 그래도 촬영을 계속 할수록 풀리기는 했어요. 그런데 그 장면보다 잠에서 깨어나 침대에서 둘이 대화를 하는 신이 진짜 좀 부끄럽더라고요. (웃음) 느낌이 이상하고, 되게 설렜어요."
두 사람의 케미에 '솔선 커플'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실제 사귀기를 바라는 팬들이 생겨날 정도였다. 변우석도 선재로서는 솔이와 사귀고 싶었다고. 그만큼 몰입한 시청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였기에 "굉장히 좋았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죽음까지 불사한 류선재의 순애보는 어떻게 표현하려 했을까.
"누군가를 그렇게 오래 좋아하는 건 공감했어요. 저도 우리 회사 이사님과 오래 함께한 것처럼요. (웃음) 다만 선재가 솔이를 대신해서 죽는 건 조금 공감하기 어려웠어요.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진짜 좋아한 적은 있지만 대신 죽어야 하는 순간은 잘 없으니까요. 그만큼 좋아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던 거 같아요."
스스로 "일 빼고는 다 못해서 바보 같은 타입"이라는 변우석의 이상형은 "현명한 사람"이라고. 워낙 힘들게 이어진 '솔선 커플'이라 연예인임에도 임솔과 공개 연애를 하는 류선재에게는 공감했지만, 스스로의 공개 연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사람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팬으로서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그러는 게 쉽지 않겠죠. 그래도 선재는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만났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저 역시도 과거 선재부터 솔이를 좋아했으니까 이해가 됐어요. 판타지이지만 아름답지 않나요. 너무 멋지다고 생각해요. 저라면 아직 모르겠지만요."
류선재가 불러온 크나큰 변화에 감사하지만 배우로서는 좀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다. 악성 댓글이나 지나치게 직설적인 비판을 받으면 마음의 상처를 받아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팬들과의 소통도 소홀하게 할 생각은 없다.
"'선재 업고 튀어' 본 방송 다음 날에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검색했거든요. 오늘도 제 이름을 검색했는데 앞으로도 자주 해볼 것 같아요. 다음 팬카페도 더 자주 들어갈 거 같고요. 악성 댓글은 상처를 받는 것 같아 안 보니까 괜찮아졌어요. 사실 선재의 감정 표현이나 발음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고, 첫 주인공이라 컨디션 조절을 하지 못한 적도 있었어요.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아요. 단점을 최대한 보완해서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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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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