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모친 “1주기 전에 진실 밝혀져야”

수사 제자리걸음에 심경 밝혀
“혐의 있는 지휘관 합당한 책임”
박정훈 전 단장엔 선처 요청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채모 상병의 어머니가 사고 1주기가 되기 전에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사고경위를 밝히려다 법정에 서게 된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의 명예회복을 요청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12일 해병대사령부를 통해 국방부 기자단에게 보낸 편지에서 “7월19일이면 저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사가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침묵을 지켜왔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라며 심경을 밝히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023년 7월 20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 관에 마련된 고(故) 채 상병 빈소에서 채 상병 어머니가 영정 사진을 보고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순직 사고가 일어난 경위는 경북경찰청에서 수사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초동조사를 맡은 박 전 단장은 항명 혐의로 기소됐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채 상병 어머니는 “그날 물속에 투입을 시키지 않아야 할 상황인데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라고 지시를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라며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만 저도 저희 아들한테 현충원에 가면 할 말이 있고”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 장관님 등 관계 당국에 감히 호소드린다”며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시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님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장마철이 다가온다”며 “약속했던 재발방지책을 신속히 수립해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시고, 아들이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그날 저녁 소방당국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채 상병을 비롯한 해병대원들은 실종자 수색 중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투입돼 논란이 커졌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