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도 '직접방문' 알테오젠 "빅파마 문의 급증…ADC SC제형 속도"
"ADC의 SC제형 변경,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 중"
첫 자체품목 '테르가제', 품목허가 임박…"미래의 캐시카우 될 것"
"ADC(항체-약물접합체)를 SC(피하주사)제형으로 바꾸는 기술 관련 상위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최대한 개발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 USA') 현장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은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엔자임 'ALT-B4'다. 병원에서 4~5시간, 길게는 8시간가량 맞아야 하는 IV(정맥주사)제형을 투여시간 10분 이내의 SC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가진 곳은 세계에서 미국 할로자임과 한국 알테오젠 두 곳뿐이다.
업계에서 알테오젠을 바라보는 시선은 MSD 독점 계약 후 큰 변화가 있었다. MSD는 2028년 자사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SC제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MSD 키트루다의 SC제형 개발 관련, 2020년 체결한 비독점 계약을 올해 2월 '독점'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변경으로 알테오젠이 따낸 계약금만 약 275억원, MSD의 제품 허가·판매 등 관련 조건 충족 시 최대 약 5800억원의 추가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과 마지막 마일스톤 달성 후 순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받는다.
전 부사장은 "코로나19(COVID-19) 때만 해도 온라인 미팅을 하면 '당장 상업화된 게 있냐' '임상은 진행됐냐' 등 우리 기술력을 의심하곤 했다"며 "2021년 MSD가 키트루다SC 임상 1상에 들어간 뒤 분위기가 달라졌고, 올 초 MSD 독점 계약 이후 빅파마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MSD가 자체 개발하던 키트루다SC 저용량 임상 3상이 실패하면서 알테오젠 기술력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바이오 USA에서 알테오젠이 진행한 미팅만 50건이 넘는다.
정부도 알테오젠의 기술력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최선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수석실 첨단바이오비서관과 김현욱 경제안보비서관, 왕윤종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 정부 고위급 관계자는 바이오 USA 한국관에 위치한 알테오젠 부스를 방문하며 직접적인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알테오젠은 ADC를 SC제형으로 바꾸는 기술 관련 해외 제약사와 협업 중이다. 알테오젠이 ALT-B4 기술의 물질을 해당 협업사에 공급하면 이 회사는 알테오젠의 물질을 활용, 기존 자사 ADC를 SC제형으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 협업사는 ADC 기술을 상업화한 글로벌 상위 제약사 중 한 곳으로, 이곳의 IV제형 약물은 이미 시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사장은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됐고 우리 엔자임 기술이 ADC 제품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 협업사의 ADC 제품에 한해선 알테오젠 물질을 독점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제공 중이다. 바이오 USA에서도 구체적인 개발 논의가 오갔다"고 전했다.
첫 자체 품목인 유전자 재조합 제품 '테르가제'의 경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현재 허가 막바지 단계다. 전 부사장은 "유전자 재조합 제품은 규제당국에서 데이터를 특히 까다롭게 평가하기 때문에 보완 요구가 많았다"며 "오히려 제품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본다. 테르가제가 상용화되면 미래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과 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ALT-L9'의 상용화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ALT-L9은 12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전 부사장은 "현재 CSR(최종결과보고서)를 준비 중으로 시기를 구체화할 순 없지만 이른 시일 내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 부사장은 "항암제 및 안구질환 등 분야별 신약 개발도 적극적으로 연구 중"이라며 "모든 기능을 갖춘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미국)=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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