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후에는 부상..힘겨운 시간 이어지는 마노아,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4. 6.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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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과연 마노아는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힘겨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올해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죽음의 조'인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하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최근 탬파베이 레이스가 연패에 빠지며 간신히 최하위에서 벗어났지만 6월 12일(한국시간)까지 시즌 33승 34패, 승률 0.493를 기록해 여전히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4월 말 5할 승률이 무너진 후 한 달 이상 승률 5할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선두 뉴욕 양키스와 승차는 이미 14경기까지 벌어졌다(이하 기록 6/12 기준).

믿었던 야수진 스타플레이어들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지만 마운드에도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이 초반 크게 부진하는 악재가 있었다. 가우스먼이 최근 페이스를 회복했지만 이번에는 알렉 마노아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마노아는 최근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UCL) 수술이 결정됐고 시즌아웃됐다.

UCL 손상에 따른 수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토미존 수술이다. 투수의 토미존 수술은 통상적으로 복귀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된다. 마노아는 오는 18일 키스 메이스터 박사에게 수술을 받을 예정. 토론토 구단은 마노아가 받은 수술이 토미존 수술인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만약 토미존 수술이라면 마노아는 사실상 다음시즌도 제대로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다.

올해는 마노아에게 중요한 시즌이었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뒤 맞이한 시즌이기 때문. 반드시 반등하며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1998년생 우완 마노아는 최고의 기대주였고 성과도 낸 선수였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됐고 2021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시즌 20경기 111.2이닝을 투구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투표 8위에 올라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2020년 FA 계약으로 토론토에 합류한 류현진(현 한화)에게 많은 것을 배운 선수기도 했다.

준수한 데뷔 시즌을 보낸 마노아는 2022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풀타임 선발투수로 31경기에 등판한 마노아는 196.2이닝을 투구하며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4위(AL 3위), 다승 공동 5위(AL 3위), 이닝 9위(AL 4위)에 이름을 올렸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올스타에 선정됐고 MVP 투표에서도 17위에 올랐다.

2022시즌 마노아의 나이는 24세. 2년차 징크스 없이 20대 중반에 접어들며 기량을 만개한 마노아는 토론토 로테이션을 앞장서 이끄는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 것처럼 보였다. 토론토는 마노아에게 2023시즌 개막전 선발투수의 중책도 맡겼다.

하지만 지난해 마노아는 철저히 무너졌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고 6월 초에는 거듭된 부진 끝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부상까지 겪은 마노아는 지난해 빅리그에서 19경기에 선발등판했고 87.1이닝을 투구하며 3승 9패,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했다. 2022시즌 31번의 선발등판에서 25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던 마노아는 지난해 19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에 단 4번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마노아는 올해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어깨 문제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마노아는 5월 5경기에 선발등판했고 24.1이닝을 투구하며 1승 2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부진을 씻어내는 듯했지만 부상으로 5경기만에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긴 결장도 문제지만 떨어진 기량도 문제다. 지난해 최악의 모습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여러 지표에서는 불안이 남아있다. 평균자책점은 낮아졌지만 2022시즌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었다.

마노아는 2021-2022시즌 강타와 정타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투수였다. 2022시즌 배럴타구 허용율은 5.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9.0%, 올해는 무려 10.8%까지 올랐다. 2022년 시속 87.5마일이던 평균 허용 타구속도는 지난해 시속 89.5마일이었고 올해도 88.6마일로 높았다. 볼넷 허용율이 지난해 14.2%에서 올해 7.8%로 낮아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퀄리티 높은' 컨택을 계속 허용하고 있다. xwOBAcon(컨택 시 기대가중출루율)은 2021년 0.326, 2022년 0.329였지만 지난해 0.400으로 크게 올랐고 올해도 0.372로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빗맞은 타구를 이끌어내는 비율도 통산 5%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겨우 1.5%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인 '컨트롤'은 지난해에 비해 훨씬 회복됐지만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커맨드'는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마노아는 원래 하이 패스트볼과 낮은 슬라이더, 보더라인을 공략하는 싱커를 조합하는 투수였지만 슬라이더도 싱커도 한가운데로 계속 향하고 있다. 공이 가운데로 향하니 볼넷은 줄어들었지만 강한 타구, 질좋은 타구의 허용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9이닝 당 홈런 허용이 2021-2022시즌 겨우 0.8개였지만 2023-2024시즌에는 1.6개로 크게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팔꿈치 수술은 가벼운 것이 아니다. 큰 부상인 만큼 회복 후에도 부상 전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큰 부진에서 간신히 일부분만을 회복한 마노아가 부상 복귀 후에도 계속 기량 회복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고무적인 부분은 마노아가 아직 26세로 젊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된다고 해도 28세 시즌에는 정상적으로 마운드를 지킬 수 있다.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닌 만큼 기량 회복 가능성도 노장에 비해서는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고의 투수로 성장하는 듯했던 마노아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과연 마노아의 앞에 기다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알렉 마노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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