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센터 통째 매입"…K푸드 열풍에 이곳들 '변방에서 중심으로'

송지유 기자 2024. 6. 1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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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신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아시아계 식료품점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더 이상 아시아계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틈새시장이 아니며 미국 주류 시장에서도 통하는 문화현상이 됐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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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신라면 '오픈런'
김치 등 건강식 인식↑
96개 체인 'H마트' 등
亞식료품점 성장 견인
NYT "틈새서 주류로"
불닭볶음면·신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아시아계 식료품점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더 이상 아시아계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틈새시장이 아니며 미국 주류 시장에서도 통하는 문화현상이 됐다는 진단이다. 사진은 줄을 서서 'H마트' 개장을 기다리는 미국 소비자들. /사진=H마트 인스타그램


불닭볶음면·신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아시아계 식료품점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더 이상 아시아계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틈새시장이 아니며 미국 주류 시장에서도 통하는 문화현상이 됐다는 진단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그곳을 지역 식료품점이라 부르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식료품점 'H마트', 인도 식료품점 '파텔브라더스', 중국 식료품점 '99랜치마켓' 등 아시아계 식료품점들이 대형 체인으로 성장하고 있고 전했다.

H마트는 1982년 뉴욕시 퀸스 우드사이드의 작은 한인 슈퍼마켓으로 출발해 40여년 만에 미국 전역에 96개 점포를 둔 대형 식료품 체인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식료품점의 대명사가 된 H마트의 현재 기업가치는 20억달러(약 2조75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쇼핑센터를 3700만달러(약 510억원)에 통째로 사들였다.

틈새시장으로 치부됐던 아시아계 식료품점들이 부상한 배경에는 한국 식품에 대한 재평가가 있다. 불닭볶음면·신라면 등 매운 라면들이 큰 인기를 끌고 김치·비빔밥·만두 등이 건강식으로 평가받으면서 이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아시아계 식료품점으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몰리는 것이다. 사진은 한 소녀가 H마트 라면 코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H마트 인스타그램

시카고에서 첫 매장을 연 파텔브라더스는 현재 20개주에서 5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파텔브라더스는 앞으로 2년 내에 6곳에 점포를 추가로 연다는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에 본거지를 둔 99랜치마켓은 11개주에 점포 62개를 뒀다. 아시아 식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위(Weee!)'는 기업가치가 41억달러(약 5조6500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틈새시장으로 치부됐던 아시아계 식료품점들이 부상한 배경에는 한국 식품에 대한 재평가가 있다. 불닭볶음면·신라면 등 매운 라면들이 큰 인기를 끌고 김치·비빔밥·만두 등이 건강식으로 평가받으면서 이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아시아계 식료품점으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몰리는 것이다.

NYT는 과거 미국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라면들이 이제는 소셜미디어 틱톡은 물론 대학 기숙사, 월마트 등 어디에서나 마주하는 음식이 됐다고 짚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신라면이 5억개 이상 팔렸다는 집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H마트의 브라이언 권 사장은 "이제는 매장을 찾는 고객의 30%가 비아시아계 미국인"이라며 "이들을 위해 시식 코너를 늘리고 영어 안내문을 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식품들을 판매하는 H마트 온라인몰/사진=H마트 홈페이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급속도로 증가하던 1970~1980년대엔 고향 음식이나 식재료를 판매하는 식료품점들이 미국 내 이민자 사회 구심점 역할을 하는 데 그쳤지만 최근엔 그 위상이 달라졌다고 NYT는 평가했다. 비아시아계 미국 소비자와 아시아 식품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풀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도 아시아계 슈퍼마켓이 미국 내 식품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 미만이지만 실제 영향력은 훨씬 막강하다고 분석했다. 월마트 등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 업체들이 한국 등 아시아 식료품 코너를 별도로 운영할 정도로 대세가 됐다. 대형 유통체인 상품 담당 직원들은 H마트 등 아시아 식료품점에서 무엇이 잘 팔리는지 실시간으로 살피기도 한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미국 내 슈퍼마켓에서 '아시아·전통음식' 코너 매출은 최근 1년여간(2023년 4월~2024년 4월) 약 4배 급증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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