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몰려오더니, 민박집 매출 5배 껑충”…한적한 강원도 어촌 대변신
소상공인이 아이디어 내고
정부가 브랜드화 전폭 지원
서핑 즐기고 요가 배우고
해외 관광객 年200만명 찾아
강원 양양군 현북면에 있는 ‘서피비치’ 인근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1만2000㎡ 면적의 새하얀 백사장에서 요가를 즐길 수 있고, 한 켠의 비치 짐(체육관)에선 근력 운동도 할 수 있다. 서핑이나 태닝, 수영은 당연한 옵션이다. 낮에는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해변 식당이 밤에는 근사한 클럽으로 변신한다.
서피비치를 찾는 방문객은 연간 200만명. 10명 중 2명꼴로 외국인이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소개된 서피비치 모습에 반해 이 곳을 찾은 외국인들이다. 서피비치를 이끄는 박준규 대표는 “모바일 시대에는 콘텐츠만 좋으면 방문객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주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피비치의 특징은 지역과 연계다. 관광객이 주변 가게에서 소비하는 경제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박 대표는 “서피비치 인근 민박집 연 매출이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고 한다”며 “식재료나 비치 내에서 판매하는 쥬스 등은 강원도산 제품을 사용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서피비치가 관광객을 끌어들이다보니 많은 상인들이 주변에 자리를 잡았고, 즐길거리가 많아지니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선순환이 시작됐다. 서피비치가 백사장에서 요가수업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면서 그동안 양양 시내에서 볼 수 없었던 요가학원이 13개나 생겼다. 스페인에서 온 욜란다 디아즈 씨(29)는 “한국 친구 인스타그램에 뜬 양양의 파란 바다를 보고 함께 놀러왔다”며 “서핑 수업과 요가 수업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부가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되면 주변에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고 이어서 소상공인이 자리를 잡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창의적인 소상공인이 매력적인 동네상권을 만들면 주변에 새로운 소상공인들이 들어와 지역상권을 형성하고 인구 유입과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봉황재를 찾는 고객에게 주변 가게를 소개한다. ‘식사는 여기서 하시면 좋아요’ ‘커피나 디저트는 이 곳을 가보세요’라고 안내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상권 전체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권 대표는 “주변 상권이 없다면 봉황재 숙박료 10만원만 썼을 관광객이 주변상권 활성화로 인해 3.3배에 달하는 33만20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공주를 찾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공주라는 지역 상권이 로컬을 넘어 글로컬로 진화하는 단계라는 의미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요즘 외국인 관광객은 론리플래닛 같은 여행 책자를 읽고 공주를 찾는 게 아니라 비슷한 또래 한국인의 인스타그램을 검색해 찾아온다”며 “소셜미디어 발달로 로컬이 글로컬로 성장할 수 있는 문이 활짝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창의적인 로컬 크리에이터가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 들이며 지역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지역 상권이 번성하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넘어 지역 소멸을 막는 대안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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