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수심리 살아난다고...? 지방 건설사들은 휘청휘청

정혜윤 기자 2024. 6.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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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주택 매수 수요가 살아나는 듯한 조짐을 보이지만 올해 건설 경기는 악화일로에 있다.

폐업 신고를 하는 건설사는 늘어났고 지난달 종합건설사 3곳이 부도 처리됐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부도가 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정지 건설업체)는 총 14곳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서울·경기 각각 한 곳씩을 제외하면 모두 지방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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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건설사 폐업 신고, 부도 현황/그래픽=김지영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주택 매수 수요가 살아나는 듯한 조짐을 보이지만 올해 건설 경기는 악화일로에 있다. 폐업 신고를 하는 건설사는 늘어났고 지난달 종합건설사 3곳이 부도 처리됐다. 특히 지방은 주택 청약 미달, 미분양 등에 시달리면서 휘청인다.

12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폐업 신고를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한 종합건설사는 전국 257곳으로 전년동기(212곳)보다 2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폐업 신고를 한 전문건설사는 1371곳으로 올해 전체 건설업계 폐업 신고 공고만 1628곳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법인 합병으로 중복 업종을 폐업하거나 업종 전환에 따라 폐업신고했지만 대부분은 사업 부진·포기, 경영 위기에 따른 면허 반납, 회사 도산 등이 이유였다.

지방 건설사 위기는 더 심각하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부도가 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정지 건설업체)는 총 14곳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서울·경기 각각 한 곳씩을 제외하면 모두 지방업체다. 5월에만 부산 익수종합건설·남흥건설, 전남 뉴월드종합건설 등 종합건설사 3곳이 부도 처리됐다.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700억원 이상, 순위 300위권 내 기업으로 해당 지역에 미치는 충격은 컸다.

서울 등 일부 수도권에 한정해 집값이 상승하면서 주택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일례로 아파트 실거래가 매매 시장에서도 지역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수도권과 비수도권 실거래가 등락 방향이 유사했지만 올해 4월 잠정치부터는 수도권은 0.18% 상승한 반면 지방은 0.29% 하락하는 상반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건설업 폐업 신고 증가 추이도 지방이 훨씬 가파르다. 지난해 전체 건설업 수도권 폐업 신고 건수는 3년 전 대비 30.7%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지방 폐업 신고 건수는 61.3%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사진은 22일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지방은 청약 미달도 다반사고 미분양 물량도 상대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아파트 99단지 중 52곳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대1을 밑돌았다. 이 중 36곳(69%)이 지방 아파트였다. 또 4월 기준 전국 미분양물량 7만1997가구 가운데 비수도권 물량만 5만7342가구(79.6%)에 달한다.

올해 건설경기가 나아지리란 보장도 없다. 건산연은 올해 국내 건설 수주가 전년 대비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302조1000억원으로 예측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택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지방은 먼 나라 얘기"라며 "미분양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청약 미달도 심각해 손들고 나가는 업체들이 더 많아질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지방의 건설경기 하락이 더 크고 지방 건설업체 경영 현황이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산업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쇠퇴기 진입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와 구매 능력 하락 등으로 내수 시장 충격이 크고 사회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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