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상임위 독주에 與 동시다발 특위 맞불... '따로국밥' 비정상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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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시작부터 여야가 '따로국밥'으로 각자 움직이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에도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상임위를 단독으로 열고 입법 독주에 거침없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차지한 11개 상임위를 거부하는 대신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동시다발로 가동하며 맞불을 놨다.
기형적인 대치 상황에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야당 주도 상임위와 여당 주도 특위 가운데 어디에 참석해야 하는지 눈치싸움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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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국토위, 행안위 '릴레이' 가동
與 15개 특위 동시다발 띄우며 맞불
여야 협조 없이 국회 운영 한계 뚜렷
부처 공무원들 눈치싸움... 행정 낭비
"일하는 국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부 여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게 돼 송구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상임위 체제가 정상적이지 않지만, 집권여당이 (국회를) 놓쳐선 안 되기에 특위를 구성했다."
국민의힘 소속 서범수 교육개혁특별위원장
22대 국회 시작부터 여야가 '따로국밥'으로 각자 움직이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에도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상임위를 단독으로 열고 입법 독주에 거침없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차지한 11개 상임위를 거부하는 대신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동시다발로 가동하며 맞불을 놨다.
여야 모두 '민생'을 외치지만 마주 앉지 않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빚어진 추태다. 기형적인 대치 상황에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야당 주도 상임위와 여당 주도 특위 가운데 어디에 참석해야 하는지 눈치싸움을 벌였다. 비정상적인 국회 운영으로 행정력은 낭비되고 국정 혼선은 가중됐다.
전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로 포문을 연 민주당은 이날 입법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에 주력했다. 여당 의원들은 상임위에 이틀 연속 참석하지 않았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관례로 법을 무너뜨릴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했다.
숙려기간도 건너뛰고, 7월 초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속도전을 공언했지만, 여당과 정부가 외면한 상임위는 구색 맞추기에 그쳤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불참해 심도 있는 질의응답은 불가능했고, "심히 유감" "국회 모독 행위"라는 일방적 호통만 회의장을 채웠다.
국민의힘의 '반쪽 특위'도 힘을 못 쓰긴 마찬가지였다. 15개 특위를 공언했지만 전날 에너지특위에 이어 이날 실제 가동된 건 재정·세제개편과 교육개혁·노동·재난안전 등 4개 특위에 불과했다. 정부 관료들을 한가득 불러 모으고도 뚜렷한 결론은 없었다. 각종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다짐만 가득할 뿐 의석수 열세인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에서 각 부처에 '야당 의원실에 대한 업무보고를 자제하라'는 방침이 내려온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취소 사례를 전하며 "부처 공무원이 국민의힘 당직자인가"라고 성토했다. 산업부는 최근 논란이 된 영일만 유전 시추를 담당하는 곳이다.
민주당은 13일 국토위와 행안위 복지위 개최를 예고했다. 이재명 대표가 아직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한 7개 상임위에 대해 "언제까지 기다릴 거냐"고 독촉한 만큼 일사천리로 다시 밀어붙일 참이다. 국민의힘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광란의 질주에 맞서 (단독 통과 법안은)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시급한 민생과 안보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야가 서로 싸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주문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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