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분열? ‘친명’ 황교익이 빛삭한 글 “‘수박’들이 왜 나에게 발작적으로…”

권준영 2024. 6. 13.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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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밤시간대에 ‘수박’ 언급한 저격글 올렸다 황급히 삭제
“‘수박’들이 꼭지를 떼어낸다고 하니까 꼭지가 돈 것이지요” 폭탄발언
전날에도 ‘수박’ 거론한 뼈 있는 글 남기기도…네티즌들 ‘수박’ 이모티콘 대거 남기며 동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디지털타임스 DB, 황교익 SNS>
<디지털타임스 DB, 황교익 SNS>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이낙연 전 국무총리. <디지털타임스 이슬기 기자, 디지털타임스 DB>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했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올렸다가 '빛삭'(빛의 속도로 삭제)한 SNS글이 정치권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황교익씨는 12일 밤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수박'에서 꼭지를 떼어내고 수확해야 한다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심지어 농민에게 큰 도움이 되는 아주 단순한 주장을 하는 저에게 왜 그들이 발작적으로 인신공격을 했는지 이제 와서 이해가 되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는 "'수박'들이 꼭지를 떼어낸다고 하니까 꼭지가 돈 것이지요"라고 덧붙였다.

황교익씨는 자신의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지, 게시한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13일 오전 1시 1분 기준, 해다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그가 언급한 '수박'은 겉은 파란데 속은 빨간 특징으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수박'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 때다.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 측이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재명 대표(당시 대선 경선 후보)를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자, 이 대표 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총리 측을 '수박'이라고 지칭하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21년 9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젠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 내 인사들까지 수익 환수 덜했다고 비난하니 기가 찰 뿐"이라며 이낙연 전 총리 측을 겨냥해 "제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공개 저격했다.

그러자 이낙연 전 총리 측은 '수박'은 호남을 모독하는 표현이라면서 강력 반발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수박'이라는 단어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비하하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베에서는 수박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에 의해 구타를 당한 뒤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시민들을 광주의 특산물이 무등산 수박에 빗대 '수박 터진다' 등으로 비하하는 용례로 사용됐다.

당시 이 전 총리 측은 "'수박'이란 표현은 호남을 비하하고 차별하기 위해 만든 일베의 언어"라며 "이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의 문제이고, 우리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고 비판했다.전날에도 황교익씨는 수박 사진과 함께 자신을 정치적으로 비난하는 이들을 겨냥해 "수박 꼭지를 T자 모양으로 길게 남기던 때가 있었다. 수박의 신선도를 확인하는 용도였다. 수박을 수확하다가 꼭지가 떨어지면 수박은 거의 반값으로 떨어졌다. 수박 꼭지를 안 떨어뜨리기 위해 농민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수확 작업을 해야 했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당시 그는 "T자형 수박 꼭지는 살아 있는 상태이니 수박의 수분을 빨리 날려버려 맛까지 버리는 것으로 판단됐다. 외국에서는 수박 꼭지를 남겨두는 예가 거의 없었다"며 "이 문제를 제가 언론을 통해 몇 차례 지적을 했다. ○○(업체명)에서 꼭지 없는 수박을 출하하기도 했으나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그러다 저를 정치적으로 공격을 하는 자들이 이 문제를 들고나왔다. 제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외국에서도 T자 꼭지가 있다며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내 저를 공격했다. 외국에도 그런 게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매우 예외적인 것이다. 수박은 꼭지 없이 유통되는 것이 전 지구적으로 보편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식구가 수박을 사왔는데 꼭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스티커를 붙였다. 수분 증발을 막아 수박이 더 오랫동안 맛있게 보관될 것"이라며 "스티커에는 '진열기한'이 적혀 있다. 제가 그때 제안했던 대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황교익씨는 "그때 저에게 인신공격을 하던 자들에게 묻는다. 세상이 그대들 뜻대로 바뀌었나요? 아니지요?"라며 "그대들의 더러운 마음으로는 잘되지 않을 것이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단어를 낙인처럼 가슴에 새겨두기 바란다. 세상은 더디지만 바로잡히게 돼 있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황교익씨는 이 외에 별다른 멘트를 적진 않았지만, 자신을 비난한 이들을 '수박'에 빗대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들은 저들 편이 아니면 무조건 공격", "외눈박이 나라에서는 두눈박이가 비정상인 거죠", "진짜 너무 속 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결국 진실이 이깁니다", "더디지만 나아가리라…", "옳습니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형은 진리~", "그 X신들이 수박의 T자 꼭지에 무슨 관심이 있었겠습니까? 그냥 자기들 주군 욕하는 황교익이 못마땅한 거지요. 만약 X산군이 '수박은 반 통으로 잘라서 유통하는 게 더 좋다'고 하면 '성은이 망극하다'고 할 놈들입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동조했다.

다른 이들은 "X파리 X끼들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백X현이, 김X식이, 권X우, 캐나다 ○○○ 사는 문꿀오소리 뭐시기 등등. 절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절대로", "뭘해도 욕할 놈은 욕해요", "무지한 중생을 3000년을 제도하려고 역대로 지혜인들이 생사를 다퉜지만 인간 짐승들은 계속 태어나고 있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수박' 이모티콘을 남기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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