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커플’ 수지와 첫 연기 호흡 “오랜 연인 케미? 반말 처음 해봐”
- 3년만에 스크린 복귀 1인 2역 맡아
- AI로 복원된 새 삶 속 이야기 다뤄
- 탕웨이·정유미·최우식 호화 출연진
- “수지와 열애설? 어색해지지 않기를
- 우주비행사 연기, 스스로 칭찬했죠”
‘연기·외모·심성’ 3박자를 갖춘 배우 박보검이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원더랜드’(개봉 지난 5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원더랜드’는 박보검이 ‘서복’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복귀작으로, 2022년 군 제대 이후 첫 영화이지만 촬영은 2020년 입대 전 진행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검은 “군대에서 선임·동기·후임이 ‘‘원더랜드’ 찍은 거 아니냐‘며 언제 개봉하는지 많이 물었다. 저도 언제 개봉할지 몰라 곧 나올 거라고 말했는데 이제 나오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군대에서 배운 용어가 ‘오히려 좋아’였다. 진짜 오히려 좋은 시기에 개봉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AI에 관한 관심이 높은 시기에 개봉해 ‘원더랜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태용 감독 연출, 탕웨이 수지 정유미 최우식 등 호화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은 ‘원더랜드’는 사람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옴니버스처럼 다루는 영화다. 박보검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런 시대가 올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소재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보고 싶은 사람을 영상통화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고 마음을 움직였다”고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박보검은 원더랜드 서비스 속에서는 밝고 따뜻한 AI 태주와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뒤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태주. 1인 2역을 맡아 한 인물이 지닌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AI 태주는 여자친구 정인이 사고로 누워 있는 태주를 원더랜드 서비스로 복원시킨 것이다. 그는 “1인 2역이라고 하기엔 너무 쑥스럽지만 AI 태주는 진짜 건강하고 밝은 20대 인물로 연기했다. 의식불명에서 돌아오는 아픈 태주는 여전히 정인이를 사랑하지만 AI 태주와는 다르게 자신의 존재에 대해 좀 혼란스럽게 보이도록 했다”고 두 인물 간 차이점을 설명했다.
2018년부터 백상예술대상 MC를 여섯 번이나 맡은 박보검과 수지는 ‘원더랜드’를 통해 연기는 처음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이 표현한 연인 모습이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 탕웨이는 물론 많은 사람에게 ‘둘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심지어 연출하던 김 감독은 “우리가 다 속고 있는 거 아니냐”며 둘의 연인 호흡을 칭찬했다. 박보검은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있고, 그런 말로 더 어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어 “백상예술대상은 진행자로서 호흡을 맞췄지만 연기는 아무래도 대화를 더 많이 나누게 되더라. ‘원더랜드’를 하며 비로소 서로 말도 놓게 됐다”며 “캐릭터에 대해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고 ‘어떻게 이 친구들의 삶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수지 씨는 정인이를 정말로 사랑하며, 연기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또 좋은 작품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재회를 기대했다.
두 사람은 영상통화를 촬영하는 장면에서는 자신의 촬영이 없음에도 촬영장에 와서 목소리 연기를 해줘 더 생동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박보검은 AI 태주를 연기하며 우주비행사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특히 AI 태주가 정인과 만날 수 없는 우주비행선에 머물며 영상통화를 한다. 영상통화 속에서 AI 태주는 우주선에서 유영하거나 물방울로 탁구를 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는 “우주선 세트 촬영을 했는데 외화에서 너무 잘 표현되니까 우리나라 작품에서도 ‘멋있다. 잘 만들었다’는 칭찬을 받고 싶었다”며 “지렛대처럼 생긴 와이어를 차고 하늘에 둥둥 매달려 있었는데 편안해 보여도 엉덩이와 등에 힘을 꽉 주고 있어야 해서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물방울로 탁구 치는 장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탁구를 칠 때 시선이 중요했는데, 영화를 보시면 제 눈동자의 시선과 물방울이 잘 잡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 장면을 보면서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했다”고 만족해했다.
‘원더랜드’는 김 감독과 탕웨이 부부가 함께 작업한 영화로도 화제다.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맡았다. 촬영장에서 본 두 사람 모습에 대해 박보검은 “탕웨이 선배님이랑 직접 연기하는 장면은 없고, 통화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촬영장에 오셔서 직접 대사를 쳐주셨다. 두 분이 함께 있으면 젊은 커플처럼 보이기도 했다(웃음). 또 촬영 때는 각자 자리에서 집중하시는 것을 보며 너무 멋졌다”고 평소에는 다정한 부부로, 촬영 때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는 두 사람을 부러워했다.
박보검은 제대 이후 지난해 뮤지컬 ‘렛미플라이’에 출연해 주목받았다. 그는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에 참여했었다. 대학 동기가 출연한 ‘렛미플라이’를 보고는 출연하고 싶었는데 다시 공연한다고 해서 직접 제작사에 연락해 출연하게 됐다”고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리고 “라이브로 연기하는 걸 관객분들께 처음 보여드렸다. 저를 오픈해서 보여드린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 매일 연습하면서 무대 연기의 매력을 느꼈다. ‘렛미플라이’는 저한테 큰 행복이자 도전이었다”고 기회가 되면 뮤지컬을 다시 하고 싶은 속내도 밝혔다.
영화 ‘원더랜드’에 이어 올해부터 내년까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굿보이’와 예능 프로그램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을 차례로 선보일 박보검.
’박보검랜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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