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사진작가는 어떤 장면에 꽂혔나

김민 기자 2024. 6.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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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된 후 사진은 기록을 넘어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선 독일 작가를 중심으로 현대 사진 작품이 소개됐는데, 성곡미술관이 프랑스 현대 사진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프랑스 현대 사진전'을 지난달 30일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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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佛현대사진-영상 전시
前퐁피두센터 큐레이터 공동기획
“16년 만에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
작업실에서 만든 조각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다시 유화로 덧칠한 장 미셸 포케의 ‘무제’(2011년).

200년 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된 후 사진은 기록을 넘어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선 독일 작가를 중심으로 현대 사진 작품이 소개됐는데, 성곡미술관이 프랑스 현대 사진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프랑스 현대 사진전’을 지난달 30일 개막했다.

이수균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이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선보이는 대규모 프랑스 현대 사진전”이라고 한 이번 전시는 파리 퐁피두센터와 파리시립미술관에서 사진 전문 큐레이터를 지낸 에마뉘엘 드 레코테가 공동기획을 맡았다. 현재 파리에서 열리는 사진축제 ‘포토 데이즈’의 디렉터인 드 레코테는 “다양한 세대를 아울러 프랑스 현대 사진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전쟁 보도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소피 아티에가 담은 원시 자연 ‘정원으로부터 멀리, 노르웨이’(2023년).
전시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견작가 22명의 사진 작품 83점과 영상 작품 3점을 자연, 정물, 인간, 공간의 네 가지 키워드로 분류해 소개한다. 드 레코테는 “정물부터 풍경까지 참여 작가들의 작업 소재에서 자연에 대한 관심과 미래의 자연에 대한 우려를 살펴볼 수 있다”며 “작가들은 자연스러운 전통 기법을 활용하거나, 오래된 장소와 사물을 주제로 삼으면서 겸허하게 생명의 순환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전쟁 보도 사진기자로 활동한 소피 아티에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원시 자연의 장소를 찾아가 사진을 남긴다. 그 결과물에는 어떠한 보정이나 수정도 가하지 않는다. 또 쥘리에트 아넬은 수천 년 된 암석 동굴에서 맨눈으로 볼 수 없는 결정을 촬영해 생명의 신비를 일깨우기도 한다.

프랑스 전통 회화의 영향을 받은 베로니크 엘레나의 정물 사진 ‘정물, 석류’(2008년). 성곡미술관 제공
기후학자, 물리학자 등 과학계와 교류하며 정교한 연구를 출발점으로 삼아 새로운 기법을 실험하기도 한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인화지에 바로 형태를 새기는 ‘포토그램’이나 밀랍, 색소 같은 재료를 더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든 작품이 소개됐다. 브로드베크와 드 바르뷔아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상의 역사 속 사진을 만들고, 장프랑수아 르파주는 필름을 긁어내거나 인화된 사진을 다시 채색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8월 18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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