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록적 폭우 예상, 침수 대비 허술해 걱정 크다

경기일보 2024. 6.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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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인데 벌써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돈다.

'반지하 퇴출'을 선언했지만, 일부 지역은 침수에 거의 무방비 상태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그해, 서울의 반지하 주택이 침수돼 4명이 숨졌다.

침수 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폭우가 내리면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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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인데 벌써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이 여러 군데다. 올여름도 많은 비와 무더위가 예상된다. 기록적인 폭염, 폭우는 이상 기후로 인한 것이다. 극심한 기상 이변으로 갈수록 예상치 못한 피해가 늘고 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 사상자가 잇따랐고, 하천 범람으로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있었다. 아파트 주차장과 반지하주택의 피해도 컸다.

최근 10년간 풍수해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총 170명에 이른다. 이 중 75%인 128명이 산사태, 하천재해, 지하공간 침수로 인한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산사태와 하천재해, 침수 등에 주안점을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미흡하다. ‘반지하 퇴출’을 선언했지만, 일부 지역은 침수에 거의 무방비 상태다. 반지하에 사는 서민들은 벌써부터 걱정과 불안이 크다.

문제는 올해는 예년보다 더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장마철이 다가오는데 침수 대책은 허술하다. 경기도 등 지자체들은 침수 피해가 극심했던 반지하 주택에 대해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장 실태조사만 하고 조치는 지지부진하다.

경기도는 지난 2022년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반지하 주택의 물막이판 실태 조사를 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그해, 서울의 반지하 주택이 침수돼 4명이 숨졌다.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선 8명이 사망했다.

이에 도는 아파트 4천610개 단지를 대상으로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설치 실태를 조사했다. 현재 물막이판 설치가 이뤄진 곳은 183개 단지로, 조사 대상 단지의 4% 정도다. 도는 반지하 주택 8천861곳에 대해서도 물막이판 설치 여부를 조사했는데 지난해 기준 설치 가구는 5천233곳(59%)에 그쳤다.

황당한 것은, 일부 집주인이 집값이 떨어질까 봐 침수방지 시설 설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해 발생 또는 우려 주택이라고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는 재난관리기금 수십억원을 사업비로 책정하고도 제때 집행하지 못했다.

침수 방지를 위해선 ‘물막이판’과 ‘역류 방지시설’ 을 설치해야 한다. 집중호우로 인해 빗물이 저지대 주택가로 차오르는 것을 일시 차단하고, 주택 내 하수구나 화장실에서의 역류를 막아야 한다.

침수 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폭우가 내리면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저지대와 취약가구가 거주하는 반지하부터 시설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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