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떠난 NBA의 심볼, 제리 웨스트 86세로 별세
미국 프로농구 NBA 로고 실루엣의 주인공이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역대 최고의 가드 중 한명인 제리 웨스트가 12일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선수 생활 중 매년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1980년대부터 LA 레이커스를 ‘쇼타임’으로 이끈 성공한 구단 운영자이기도 했다.
LA 클리퍼스는 이날 “훌륭한 농구 선수이자 그를 아는 모든 이들의 친구였던 제리 웨스트가 오늘 아침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면서 “그의 아내 카렌이 곁에 있었다”고 했다. NBA 커미셔너 아담 실버는 “웨스트는 농구 천재이자 60년 이상 우리 리그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고 했다. 선수로서 웨스트는 대학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웨스트버지니아대에서 경기당 평균 24.8점을 기록하며 두 차례 올-아메리칸에 올랐고, 1959년 NCAA 파이널 포(four)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는 미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공동 주장을 맡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웨스트는 1960년 참가한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미니애폴리스 레이커스(현 LA 레이커스)에 지명 됐다. 1973~1974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 직전까지 LA 레이커스를 NBA 파이널에 9번 이끌었고 1972년엔 우승을 차지했다. NBA에서 14시즌 동안 모두 올스타로 뽑혔고(올-NBA 12차례), 1969년엔 NBA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NBA 75주년 기념 팀의 일원이기도 하다. 특히 후반전에 강해 ‘미스터 클러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3점슛을 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나는 걱정하지 않고 쏜다. 안 들어가면 그만이다”라고 했다. 3점슛이 존재하지 않은 시절 플레이를 했지만 경기당 평균 27득점을 올려 NBA 역사상 3번째로 2만5000 득점을 넘어섰고, 1969~1970시즌에는 경기당 31.2점으로 NBA 득점 1위를 기록했다.
그는 단장으로 더 큰 성공을 맛봤다. 1985년 카림 압둘-자바, 매직 존슨, 제임스 워디 등이 뛰는 레이커스를 우승으로 이끈 것으로 시작해 총 8번 우승을 차지하면서 레이커스를 ‘쇼타임’ 왕조로 키웠다. NBA에서는 1979년부터 1991년까지 LA 레이커스가 빠른 템포의 박진감 넘치는 스타일의 농구를 펼치며 리그 최강팀으로 불렸던 시절을 ‘쇼타임’으로 부른다. NBA 역사상 최고의 콤비로 꼽히는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를 레이커스에 영입한 것도 웨스트다.
농구 선수로 화려한 경력을 가졌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다소 불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웨스트버지니아의 탄광촌에서 태어난 그는 농구를 ‘치료법’으로 삼아 시작했다고 했다. 그의 회고록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를 받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게임에 에너지를 쏟았다고 했다. 2022년 한 TV 쇼에서 그는 “나도 많은 사람들처럼 살아왔고 인생에서 정말 어두운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 프로골퍼 미셸위의 시아버지이기도 하다.
어려움을 극복한 그는 현재 NBA 통산 득점 순위 25위에 올라 있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배경으로 공을 드리블하는 NBA 로고의 모델이 웨스트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1980년에는 선수로, 2010년엔 ‘1960년 미국 올림픽 대표팀 일원’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는 올해 말 ‘공로자’ 자격으로 세 번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예정이다. ESPN에 따르면 NCAA 토너먼트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고 NBA 파이널 MVP를 수상했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NBA의 전설 매직 존슨, 하킴 올라주원 그리고 제리 웨스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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