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뒤흔든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

박상현 기자 2024. 6. 1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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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서 규모 4.8 강진
전북 부안에서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12일 전북자치도 부안군 부안청자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지진으로 인해 쓰러진 청자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12일 아침 전북 부안군에서 올해 가장 강력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해 호남권 일대가 크게 흔들렸다. 호남권 내륙에서 규모 4.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전 8시 26분 전북 부안군 행안면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본진(本震) 이후 10시간 동안 여진(餘震)도 17차례 발생했다. 부안 일대에선 1978년 이후 지진이 40회 발생했으나 규모가 4.0을 넘은 적은 없었다. 호남권 전체로 확대해도 해역이 아닌 내륙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은 처음이다.

그래픽=김성규

이번 지진은 부안군청에서 남남서쪽으로 불과 4㎞ 떨어진 부안공설운동장 부근에서 발생했다. 시내 한복판이 진원지가 된 셈이다. 보통 한반도 내륙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깊이가 10㎞ 정도인데 이보다 얕은 8㎞ 지점에서 단층이 뒤틀리면서 체감 진동은 더 심했다. 지역별 지진 피해 정도를 가늠하는 계기진도는 부안이 속한 전북에서 ‘진도 5′를 기록했다. 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창문·그릇 등이 깨질 정도의 심한 진동을 뜻한다. 호남권뿐만 아니라 영남·충청권도 진도 3~4의 큰 흔들림이 있었다. 수도권과 강원도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될 정도로 전국이 이번 지진의 영향권에 들었다.

출근길 시민들은 “전쟁이 난 줄 알았다”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부안군 내 여러 학교에서 급식실 천장 구조물이 떨어지고 건물 일부에 금이 가는 등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전국에서 4개 학교가 휴업했고, 3개 학교는 원격 수업과 단축 수업으로 전환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그동안 한반도의 큰 지진은 ‘불의 고리’에 속하는 일본 해역과 가까운 영남권에 주로 집중됐다. 그러나 불의 고리와 무관한 호남권에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에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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