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벽에 막혔던 화장품·게임주의 엇갈린 운명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 이후 본격화한 한한령으로 부진을 겪어 왔던 화장품주(株)와 게임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바람을 타고 미국·유럽 등 대체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다. 반면 게임 업계는 참신한 신작이 부족한 상황에서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과 같은 정부 조사까지 겹치며 주가 반등이 요원하다.
◇화장품주 과열에 증권사 빚투 막기로
12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보다 7.64% 상승한 19만1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대표 화장품주로 손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만 35.5% 급등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색조 화장품이 주력인 클리오, 아이패밀리에스씨 등 코스닥에 상장된 화장품 제조업체들의 주가도 올해 들어서만 41%, 220% 폭등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올해 129%가량 주가가 올랐다.
화장품주 강세는 미국이나 중동 등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한한령(한류 금지령)’과 중국 내 애국 소비 현상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색조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미국·중동 등 대체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12일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2억9398만달러(약 3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었다. 미국(54.5%)과 베트남(21.8%), 일본(19.2%) 등 중국 외 주요국을 향한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서도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직전 해 대비 46%가량 성장했다.
화장품주는 올해 단기간 주가가 급등해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될 정도다. 개별 종목이 ‘투자 주의 종목’으로 분류될 경우 증거금률이 100%까지 높아진다. 증거금률은 거래 대금에 대한 일종의 보증금 개념인데, 일반적으로 40~50%인 증거금률이 100%까지 높아지면 신용융자나 담보 대출이 불가능하다. 지금 갖고 있는 현금으로만 투자할 수 있어 빚투(빚 내서 주식 투자)가 불가능해진다.
키움증권은 지난 5일 화장품주인 실리콘투에 대한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다. 실리콘투는 외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플랫폼 ‘스타일코리안’을 운영하는 회사로, 1분기 실적 호조에 최근 한 달간 주가가 88%가량 올랐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한국화장품제조, 아이패밀리에스씨 등 일부 화장품주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높였다.
◇혁신 부족한 게임업계 주가는 주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지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게임사들은 주가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이 끊긴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참신한 세계관의 대형 신작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엔 단기적인 악재까지 겹쳤다. 지난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형 아이템 고지’ 문제와 관련해 넷마블, 크래프톤 등 게임사에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은 전 거래일 대비 1.3~5.8%가량 주가가 빠졌다.
게임사들은 올해 1분기 인건비 등 비용 감축으로 흑자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신작 게임 흥행이 안정적 수익의 핵심이고 주가 반등을 일으킬 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게임업계의 중국 시장 진출이 재개되면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펄어비스의 대표 게임인 ‘검은사막’에 대한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았고, 넥슨도 지난달 22일 자회사가 개발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중국에 정식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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