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볼!] 축구 팬들 한달간 잠은 다 잤다… ‘진짜 축구’ 유로가 온다
축구 팬들이 기다리는 유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유럽 최강자를 가리는 유럽축구선수권, 즉 유로는 월드컵과 번갈아 4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요. 지난 유로 2020이 코로나로 연기되면서 2021년에 열려 3년 만에 찾아오게 됐습니다.
골수 팬들은 아시아 등 상대적 약체팀 없이 유럽 팀만 나오는 유로를 월드컵보다 더 즐기는 경향이 있죠. 이번 유로는 독일에서 열리며 14일 개최국 독일과 스코틀랜드의 경기로 막을 올립니다. 결승전은 7월 14일 베를린에서 펼쳐집니다.
이번 유로 2024에서도 우승을 향한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전문가와 축구 베팅 사이트에서는 우승 후보로 잉글랜드와 프랑스 등을 1순위로 꼽고 있습니다. 개최국 독일과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도 우승이 가능한 전력으로 평가받으며 ‘빅6′를 형성하고 있죠. 그렇다면 대부분 매체가 예상하는 우승 확률 순서대로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순으로 팀 전력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 유로 우승에 목마른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
▶감독: 개러스 사우스게이트(2016~ )
▶주장: 해리 케인
▶유로 최고 성적: 준우승(2020)
▶지난 대회 성적: 준우승(2020)
▶조 편성: C조 (잉글랜드, 덴마크,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코로나로 2021년에 열렸지만, 정식 명칭이 유로 2020인 지난 대회에서 잉글랜드는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습니다. 더구나 결승전 장소가 잉글랜드 축구 성지인 웸블리라 그야말로 난리가 났죠. 티켓이 없는 6000여명이 경기장에 난입하는 등 광란의 도가니였던 그날 풍경은 넷플릭스 다큐 ‘웸블리 습격’에 잘 나와있습니다. 축구 팬이라면 한 번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어쨌든 그날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는 이탈리아를 맞아 루크 쇼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레오나르도 보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승부차기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마커스 래시퍼드와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가 연이어 실축하며 이탈리아에 우승을 내줬죠.
3년 전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힙니다. 조 편성은 까다로운 편이지만, 워낙 전력이 좋아 무난하게 16강에 오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특히 전방 공격진이 역대급으로 화려합니다.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분데스리가 득점왕과 함께 유럽 최고 골잡이에게 수여하는 유러피언 골든슈를 받은 해리 케인이 이번에도 최전방을 책임집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도움왕(13개)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가 백업 멤버로 뒤를 받치죠.
2선 공격진엔 선수들이 차고 넘칩니다. 2023-2024시즌 EPL 최우수 선수에 뽑힌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을 비롯해 부카요 사카(아스널), 콜 파머(첼시), 애런 고든(뉴캐슬) 등 EPL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해 라 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든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의 존재가 잉글랜드의 우승을 점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다만 벨링엄은 레알 마드리드에선 전진 배치돼 ‘10번’ 역할을 하며 23골을 터뜨렸는데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벨링엄을 좀 더 공격적으로 배치할지, 아니면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맡길지 활용법에 관심이 쏠립니다. 벨링엄의 위치에 따라 잉글랜드 주전 라인업의 구성도 바뀌게 되겠죠. 포든과 사카, 파머 등 잉글랜드의 풍부한 2선 자원을 생각하면 벨링엄을 약간 아래로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데클런 라이스(아스널)가 버틴 중원도 잉글랜드의 경쟁력을 높여줍니다.
잉글랜드의 고민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뒷문입니다. 중앙 수비의 한 축은 존 스톤스(맨시티)가 맡을 예정인데 올 시즌 부상으로 활약이 기대엔 못 미쳤습니다. 해리 매과이어(맨유)는 종아리를 다쳐 대표팀에서 낙마했고요. 루이스 덩크(브라이턴)는 경험 부족이 걸립니다. 왼쪽 수비로 나설 루크 쇼(맨유)는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컨디션이 변수네요. 그래서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가 주 포지션인 오른쪽이 아닌 왼쪽 수비수로 나설 수도 있습니다.
토너먼트 승부에서 언젠가는 맞닥뜨릴 승부차기 성적도 잉글랜드엔 반갑지 않은 기록입니다. 잉글랜드는 유로에서 5차례 승부차기를 했는데 지난 결승전을 포함해 4차례 패했습니다. 주전 골키퍼로 나설 조던 픽퍼드(에버턴)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잉글랜드는 8일 평가전에서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유효 슈팅 1개에 그치며 0대1로 패해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축구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잉글랜드가 메이저 국제 대회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진 것은 유로 1968 개막 직전 독일에 0대1로 패한 이후 무려 56년 만이라고 합니다.
◇ 뚜렷한 약점이 안 보이는 ‘레블뢰’ 프랑스
▶감독: 디디에 데샹(2012~ )
▶주장: 킬리안 음바페
▶유로 최고 성적: 우승(1984·2000)
▶지난 대회 성적: 16강
▶조 편성: D조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폴란드)
프랑스는 최근 월드컵과 유로에서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2018년 우승, 2022년 준우승으로 월드컵에선 위용을 뽐냈는데 유로 2020에선 16강에서 스위스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승부차기에서 5번 키커 킬리안 음바페가 실축하며 짐을 쌌죠.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우승 후보입니다. 각 포지션에 특별한 약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선수층이 두껍고 화려합니다. 아프리카계 이민자가 많은 국가답게 주전 대부분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선수들이죠. 어쩌면 프랑스 축구 대표팀은 선수 수급 면에선 마르지 않는 샘물을 가진 듯합니다. 후보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해 두 팀을 꾸려도 될 만한 전력입니다.
프랑스 최전방엔 베테랑 올리비에 지루(AC밀란)가 버티고 있습니다. 38세인 지루는 올 시즌에도 세리에A에서 15골을 뽑아내는 등 17골을 터뜨리며 존재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확정한 음바페가 메이저 대회에서 또 어떤 드라마를 써내려갈지도 관심입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만19세 나이로 4골을 퍼부으며 프랑스 우승을 이끈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선 해트트릭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으나 리오넬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에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무릎을 꿇었죠.
이미 월드컵 무대에선 12골을 기록한 그는 유로 본선 무대에선 아직 골이 없습니다. 앞에 언급한 대로 3년 전 16강 승부차기 실축의 아픔도 있고요. 꿈에 그리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으며 한껏 신이 난 음바페가 이번 유로에서 맹활약하며 프랑스 우승을 이끈다면 생애 첫 발롱도르를 품에 안을 수도 있습니다. 음바페는 6일 룩셈부르크를 상대로 1골 2도움으로 모든 골에 관여하며 3대0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음바페가 주로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진을 허문다면, 공격의 중심엔 안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있습니다. 올 시즌 라 리가에서 16골 6도움으로 건재를 과시한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의 ‘키’가 될 전망입니다.
프랑스 대표로 역대 4번째 출장 기록(128경기·최다는 145경기의 휴고 요리스)을 보유한 그리즈만도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2018년에 들었지만, 유로 우승컵은 없기에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릅니다. 그는 유로 2016에서 6골을 넣으며 대회 MVP와 득점왕을 수상했는데요. 하지만 결승에서 포르투갈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프랑스 중원엔 레알 마드리드 듀오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와 오렐리앙 추아메니가 설 예정입니다.
중앙 수비 포지션엔 선수가 넘칩니다.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와 뱅자맹 파바르(인테르),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이브라히마 코나테(리버풀) 등이 있죠. 다소 보수적인 선수 기용을 하는 데샹 감독이 올 시즌 EPL 최고 센터백 중 하나로 꼽히는 살리바를 두고 우파메카노와 파바르 콤비를 선발로 계속 내세울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왼쪽 풀백으로는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 오른쪽엔 쥘 쿤데(바르셀로나)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전 골키퍼는 최근 주가를 올리는 마이크 메냥(AC밀란)입니다. 메냥은 남미 대륙의 프랑스령 기아나 출신인데요. 2006 독일 월드컵 준우승 멤버 플로랑 말루다와 유로 1996 주전 골키퍼 베르나르 라마가 기아나 출신으로 프랑스 대표로 활약한 대표적 선수들입니다.
◇ 녹슬었다고? 안방서 명예회복 노리는 ‘전차군단’ 독일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2023~ )
▶주장: 일카이 귄도안
▶유로 최고 성적: 우승(1972·1980·1996)
▶지난 대회 성적: 16강
▶조 편성: A조 (독일, 스위스, 헝가리, 스코틀랜드)
독일은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꾸준한 성적을 자랑하던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끝으로 뚜렷한 하락세입니다. 월드컵에선 2018년과 2022년, 2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지난 유로 2020에선 16강에서 잉글랜드에 0대2로 패하며 쓸쓸히 대회를 마감했죠.
월드컵 우승 4회, 유로 우승 3회에 빛나는 명문 독일은 홈에서 열리는 이번 유로에서 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포지션별로 고른 전력이라 해볼 만 하다는 전망입니다. 특히 지난 3월 평가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프랑스를 2대0, 네덜란드를 2대1로 물리친 점이 돋보입니다. 지난 7일엔 그리스를 2대1로 물리쳤습니다.
이번 유로엔 카이 하베르츠(아스널)가 ‘가짜 9번’ 형태로 전방에 서고, 플로리안 비르츠(레버쿠젠)와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가 좌우 날개로 출격할 가능성이 큽니다.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이끈 비르츠는 올 시즌 유럽 무대에서 18골을 넣는 등 가장 좋은 폼을 보인 공격수 중 하나로, 유로 활약도 기대됩니다.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되고,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와 로베르트 안드리히(레버쿠젠)가 중원을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크로스는 유로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공언한 상태죠.
지난 2일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통산 여섯 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든 크로스는 그동안 월드컵을 포함해 33개 우승컵을 품에 안았는데 유로 트로피는 없어 이번 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에 최적의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크로스는 은퇴 시즌이 무색할 만큼 컨디션이 좋아서 ‘박수 칠 때 떠난다’는 말을 현실로 보여주고 있죠.
센터백은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와 요나탄 타(레버쿠젠), 좌우 풀백은 막스 미텔슈타트(슈투트가르트)와 조슈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오랜 시간 독일 골문을 지킨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이번 유로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크로스와 노이어의 마지막 무대를 위해 후배들이 더 힘을 낼 것 같네요.
독일 주전급 멤버를 보면 나겔스만 감독이 올 시즌 폼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엔 독일 베스트11 중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절반이 넘을 때도 있었는데 나겔스만 감독은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2위를 차지한 레버쿠젠과 슈투트가르트 선수들을 중용하는 분위기입니다. 공수 밸런스가 꽤 좋은 독일은 개최국 이점까지 더해 우승 후보로 꼽힙니다. 다만 주전급 중 메이저 대회 경험이 적은 선수가 많고, 확실한 득점원을 보유하지 못한 점은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 호날두가 6번째 출전하는 ‘2016 챔피언’ 포르투갈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2023~ )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유로 최고 성적: 우승(2016)
▶지난 대회 성적: 16강
▶조 편성: F조 (포르투갈, 체코, 튀르키예, 조지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는 이번에도 또 나옵니다. 유로 2020에 나서며 이미 대회 최다 출전 기록(5회)을 세운 호날두는 유로 2024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개인 통산 6번째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1985년생으로 곧 마흔인 그는 올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35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다만 호날두가 그 나이에 과연 메이저 대회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미 2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으니까요. 덕분에 한국은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고요. 일단 호날두는 11일 아일랜드전에서 2골로 3대0 승리를 이끌며 이번 대회 전망을 밝혔습니다. 그의 A매치 130호골이었죠.
호날두는 유로 2016에서 트로피를 든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부상으로 전반 25분에 빠진 뒤 터치라인에 서서 감독보다 더 감독처럼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그가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들어 올린 메이저 우승컵이었습니다.
포르투갈도 면면이 화려합니다. 최전방 호날두 백업으로 곤살루 하무스(파리 생제르맹)가 있고, 2선 공격진엔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와 하파엘 레앙(AC밀란), 페드루 네투(울버햄프턴), 디오고 조타(리버풀) 등이 버티고 있습니다. 맨유의 FA컵 우승을 이끈 브루누 페르난데스와 이강인의 팀 동료 비티냐(파리 생제르맹)가 공격을 조립할 전망입니다. 주앙 팔리냐(풀럼)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하고요.
후벵 디아스(맨시티)가 센터백 한 자리를 꿰찬 가운데 그의 파트너로 41세 노장 페페(포르투)가 나설 지도 관심입니다. 페페는 그 나이에도 올 시즌 포르투갈 리그에서 22경기를 뛰는 등 34경기를 소화했습니다. 21세 안토니오 실바(벤피카)가 중앙 수비진에서 디아스와 호흡을 맞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포르투갈은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 쪽에서 신·구 조화를 이루며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합니다. 그런 포르투갈의 이번 대회 결과를 좌우할 인물은 결국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입니다. 그는 에당 아자르와 케빈 더브라위너, 로멜루 루카쿠 등 ‘황금 세대’ 벨기에를 6년간 지휘했으나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진 못했습니다. 전술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던 사령탑이라 이번 유로에서 지도자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궁금해 집니다.
◇ ‘영건’ 앞세워 ‘무적함대’ 위용 찾으려는 스페인
▶감독: 루이스 델라 푸엔테(2022~ )
▶주장: 알바로 모라타
▶유로 최고 성적: 우승(1964·2008·2012)
▶지난 대회 성적: 3위
▶조 편성: B조 (스페인,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스페인은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준우승과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 발칸의 복병 알바니아와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습니다. 유로 2008과 2012를 연이어 제패하던 시절 위용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힙니다.
공격진엔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눈에 띕니다. 무려 2007년생의 신성입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야말은 올 시즌 만 16세 나이로 50경기에 나섰습니다. 일부에서 어린 선수를 혹사시킨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죠. 야말은 이번 유로에 이어 파리 올림픽까지 출전할 예정이라 조금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튼 그 나이에 명문 바르셀로나에 이어 스페인 대표로 활약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습니다.
최전방엔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출격할 예정입니다. 모라타가 올 시즌 라 리가 15골을 포함해 21골을 넣긴 했지만 아무래도 다른 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지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연속 골을 터뜨리며 레알 마드리드를 결승에 올린 호셀루가 백업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도 스페인 전성기 시절 다비드 비야의 활약상을 재현할 골잡이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원엔 2022-2023시즌 맨시티 트레블의 주역 로드리가 돋보입니다. 바르셀로나의 페드리도 있죠. 스페인의 또 다른 재능인 가비가 부상으로 빠진 것이 아쉽습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 레버쿠젠의 돌풍을 이끈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개인 통산 6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선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이 버틴 측면 수비진은 유럽 정상급입니다. 센터백으로는 프랑스 태생의 에므리크 라포르테(알 나스르)와 로뱅 르노르망(레알 소시에다드) 콤비가 주전으로 기용될 전망입니다.
스페인은 전체적으로 주전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스페인에서 연령별 감독을 거쳐 2022년부터 성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델라 푸엔테도 이번이 첫 메이저 대회입니다. 스페인은 지난 5일과 8일 약체 안도라와 북아일랜드를 각각 5대0, 5대1로 제압하면서 대회를 앞두고 가볍게 몸을 풀었습니다.
◇ 김민재 스승이 이끄는 디펜딩 챔프 ‘아주리’ 이탈리아
▶감독: 루치아노 스팔레티(2023~ )
▶주장: 잔루이지 돈나룸마
▶유로 최고 성적: 우승(1968·2020)
▶지난 대회 성적: 우승
▶조 편성: B조 (이탈리아, 스페인,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이탈리아는 앞서 언급한 스페인과 B조에 속해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와 알바니아도 만만치 않아 조별리그부터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탈리아의 사령탑은 2022-2023시즌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의 세리에A 정상을 이끈 루치아노 스팔레티입니다. 클럽만 맡아왔던 그가 첫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고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유로 2020 챔피언 이탈리아는 멤버를 보면 예전 같은 강력함이 느껴지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각종 스포츠 베팅 사이트에서 매긴 우승 확률을 봐도 이탈리아는 5위권에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 예선에서도 4승2무2패로 고전하며 겨우 본선에 올랐습니다.
그래도 아탈란타의 스트라이커 잔루카 스카마카가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고무적입니다. 3월 이후 19경기에서 12골을 몰아넣었죠. 최전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탈리아는 스카마카가 유로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간다면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돈나룸마가 장갑을 끼는 골키퍼 포지션도 이탈리아의 강점이죠.
하지만 중앙 수비진에선 프란세스코 아체르비(인테르)와 조르지오 스칼비니(아탈란타)가 연이어 부상으로 유로 출전이 불발되며 걱정이 커졌습니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을 쓸 가능성이 큰데 주요 자원을 잃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과연 전통 강호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이번 대회 또 다른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 밖에도 네덜란드와 벨기에도 언제든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입니다. 랄프 랑닉이 이끄는 오스트리아는 이변을 일으킬 ‘다크호스’로 꼽히고요.
‘진짜 축구’ 유로 개막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뜬 눈으로 밤새울 국내 축구 팬들에게 유럽 강호들이 어떤 장면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제 ‘쇼 타임’입니다.
플레이볼!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608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이번엔 개인 변호사 법무차관 발탁
- 대기업 3분기 영업이익 34% 증가…반도체 살아나고 석유화학 침체 여전
- 기록으로 본 손흥민 50골...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나라는?
- 홍명보호, 요르단·이라크 무승부로 승점 5 앞서며 독주 체제
- 한국, 1년 만 美 ‘환율 관찰 대상국’ 복귀...수출 늘어나며 흑자 커진 영향
- “김정은도 그를 못 이겨”... 이 응원가 주인공 황인범, 4연승 주역으로
- 트럼프, 월가 저승사자에 ‘親 가상화폐’ 제이 클레이튼 지명
- 앙투아네트 단두대 보낸 다이아 목걸이…67억에 팔렸다
- 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주초 주유엔 이란 대사 만나
- [Minute to Read] S. Korean markets slide deeper as ‘Trump panic’ gr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