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동전주 탈출한 SBI인베, 흑자전환에도 주주 '볼멘소리'

이한림 2024. 6. 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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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인베 일부 주주, '야놀자 대장주' 꼽혀도 VC사 한계 지적
실적 개선에도 배당 등 주가 부양책 전무하단 평가도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0일 최근 열흘 평균 일일 거래량(42만5200주)보다 162배 넘게 오른 일일 거래량(6908만주)을 기록하면서 1년여 만에 1000원대 주가로 복귀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SBI그룹 계열 벤처캐피탈(VC)사 SBI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연간 흑자전환과 최근 1년여 만에 '동전주'(1000원 미만 주식)에서 탈출했지만, 일부 주주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먼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13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85억원을 내면서 전년(150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연이은 성과다.

SBI인베스트먼트의 흑자 전환 배경에는 VC 업황 개선과 펀드 운용 규모 확대 등이 있다. SBI인베는 본업인 펀드 운용 부문에서 운용 규모를 전년 대비 2.66% 늘어난 1조3535억1000만원까지 늘렸다. 잠재적 매출로 추산되는 신규 투자 건도 내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사 빅오션이엔엠을 비롯해 드론 택배 분야 아시아 1위 업체 파블로항공 등 총 14건을 집행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대표로 취임한 안재광 SBI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리더십이 통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안 대표가 취임한 후 펀딩, 투자, 청산 등 VC사의 순환구조에 과거보다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도 나왔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3월 이사회를 통해 대표 연임에도 성공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2018년부터 이준효 전 대표와 일본 SBI그룹 본사 출신인 소우 에이치로 대표로 구성된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다가, 2023년 이 전 대표가 물러난 후 안재광(사진) 대표가 전무에서 대표로 승진하면서 에이치로 대표와 새로운 '투톱'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SBI인베스트먼트 캡처
그러나 주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기업 펀더멘탈이 개선되면 주가도 장기적 우상향 기조를 그리지만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실제로 SBI인베스트먼트 주가는 2021년 7월 16일(2395원) 최근 3년 기준 최고가를 찍은 후 올해까지 2000원은커녕 1000원대 밑에서 횡보하고 있다. 여기에 안 대표가 취임한 2023년부터는 꾸준히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며 동전주로 전락하기도 했다. 52주 신저가는 650원(2023년 10월 20일)이다.

다만, SBI인베스트먼트가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160억원을 투자한 여행 플랫폼업체 야놀자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통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전주를 벗어났다.

'야놀자 대장주'로 분류되면서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록한 지난 10일 SBI인베 주가는 8% 올랐다. 12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5.39% 오른 10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야놀자 미국 상장 추진 소식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0일 1008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1000원대 주가로 복귀한 후 11일 4.27% 내려 숨을 골랐으나, 하루 만에 다시 하락분을 메운 결과다.

1년여 만에 동전주 탈출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을 받는다. 야놀자 이슈가 장기적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야놀자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단기 상승세를 탄 건 맞지만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시점도 아니며, 최근 본업인 여행 플랫폼보다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면서 상장 승인을 위한 피어그룹(비교그룹)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상장으로 이어지기까지 목표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SBI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야놀자에 투자한 국내 재무적투자자(FI)들이 대부분 수익 구간에 접어들었고 야놀자 대장주로 꼽혔음에도 상한가를 기록하지 못한 것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더한다. VC사 특성상 배당에 인색하고 자사주 매입 등 이렇다 할 주가 부양책이 없는 것도 늘 꼬리표로 따라붙는 실정이다.

한 SBI인베스트먼트 주주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VC사가 20여개정도 되는데 이중 실적이 개선된 곳 중 주가가 제일 낮은 곳이 SBI인베스트먼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야놀자 상장 같은 대형 호재에 나왔어도 큰 슈팅(급등)이 없는 걸 보면 다시 내려갈 일만 남아 보인다. 그간 회사가 어려웠다고 해도 지난해는 실적이 개선됐는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부양책도 전혀 없다. 경영진이 주가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BI인베스트먼트는 1989년 9월 VC사 중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나 최근 10년 기준 배당 기록이 다.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한 직후인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배당 결의는 없었다. 이날 기준 자사주 비율은 0.57%이며 최대주주는 43.61% 지분을 보유한 SBI코리아홀딩스다.

SBI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배당 등 주가 부양책에 대해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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