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이후 한 달, 나PD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6. 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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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PD. 사진 스포츠경향DB



‘현엽 예능PD 최초의 백상예술대상 수상’,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나영석PD는 유재석, 기안84, 침착맨(이말년), 탁재훈 등을 제치고 남자 예능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근 다 한 번씩 지상파 연예대상을 수상한 쟁쟁한 후보자들의 이름에서 오는 충격도 있었지만, 연출자인지 알았던 나PD가 연출상이 아닌 출연자상을 받았다는 것이 화제가 됐다. 대중 그리고 방송업계는 드디어 그를 ‘창작자’가 아닌 ‘플레이어’로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고 나서 한 달, 나영석PD에게는 무엇이 변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바뀐 것은 없다. 그는 여전히 왕성하게 많은 작품을 만들면서도 ‘채널 십오야’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연출자이자 창작자 그리고 이를 수행하고 있는 출연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나영석 PD(왼쪽)와 방송인 침착맨(본명 이병건)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출자 나영석의 새로운 각오가 엿보이는 것이 그의 최근 작품 행보다. 올 상반기 tvN에 ‘나나투어 with 세븐틴’을 론칭해 이탈리아 여행을 선보인 그는 tvN에 더는 얽매이지 않는 제작사 ‘에그 이즈 커밍’의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이다.

지난달 24일부터 tvN과 채널 십오야를 통해 ‘뿅뿅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특정 프로그램의 설정을 발전시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 ‘지락이의 뛰뛰빵빵’을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앞서 2022년부터 방송되기 시작한 어드벤쳐 버라이어티 ‘뿅뿅 지구오락실’의 캐릭터 설정을 그대로 갖고 왔다. 멤버 중 맏언니 이은지와 막내 안유진이 운전면허 미취득자인 것을 감안해 이들이 면허를 따고 국내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tvN 예능 ‘지락이의 뛰뛰빵빵’ 주요 장면. 사진 tvN 방송화면 캡쳐



해외에서도 쉬는 시간을 주면 ‘숏폼 콘텐츠’를 만들며 노는 MZ 본연의 모습을 보인 출연자들은 국내에서도 시간을 주면 릴스나 숏츠 등 ‘숏폼 콘텐츠’ 제작에 여념이 없다. 특별한 미션을 주지 않은 채 이들의 운전이 익숙해지는 과정, 부담 없이 서로 즐겁게 놀며 시골여행을 하는 모습을 주로 담는다.

오는 28일부터는 ‘서진이네’의 두 번째 시즌이 방송된다. 지난해 방송된 ‘서진이네’의 두 번째 시즌이자 ‘윤식당’ 프랜차이즈의 역시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지난 시즌 멕시코 칸쿤에서 분식집을 열었던 프로그램은 이번에는 배경으로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로 옮긴다.

기존 멤버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에 시즌 1에 나왔던 방탄소년단 뷔(김태형)의 자리를 배우 고민시가 대체한다. 이들은 동토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가슴까지 뜨끈해지는 곰탕을 메뉴로 ‘곰탕 로드’를 그려낼 예정이다.

tvN 예능 ‘서진이네 2’ 티저 영상 주요 장면. 사진 tvN



그리고 최근 보도를 통해서는 고전적인 시리즈의 부활도 시사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꽃보다 할배’의 부활을 점쳤다. 나영석PD는 이날 이순재, 신구, 박근형 등 ‘꽃보다 할배’ 출연자들이 출연한 이후 이들과 깜짝 영상통화를 나눈다.

방송 말미에 ‘꽃할배’들의 국내 여행 가능성도 거론하면서 2018년 이후 끊겨 있던 프랜차이즈의 연결 가능성을 상기했다. 일단 화제가 되고 착안이 되면 그대로 밀어붙이는 나영석PD의 성향상 ‘꽃보다 할배’ 시리즈도 의외의 타이밍에서 재개될 수 있다.

이는 스핀오프에 스핀오프를 더하며 끊임없이 증식하는 그의 연출 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나영석PD가 지난 2013년 tvN으로 이적한 이후의 행보를 보면 하나의 콘텐츠를 개발한 이후 이를 계속 변주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tvN STORY 지난 10일 방송 주요 장면. 사진 tvN STORY 방송화면 캡쳐



‘꽃보다 할배’로 큰 인기를 맛본 그는 멤버를 ‘누나들’로 바꾼 ‘꽃보다 누나’, 젊은 출연자들의 배낭여행을 그린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만들었다. 윤여정을 앞세워 요식업을 하는 ‘윤식당’ 시리즈는 코로나19를 맞아 숙박업으로 업종을 바꾼 ‘윤스테이’에 이어 ‘윤식당’의 부사장 이서진을 사장으로 내세운 ‘서진이네’ 시리즈로 이어졌다.

또 한쪽으로 예능인들을 모아 웃음사냥에 나섰던 ‘신서유기’ 시리즈는 시리즈를 거치며 강호동을 위시해 식당을 운영하는 ‘강식당’과 거기서 수석 셰프(?) 자리를 차지했던 이수근의 ‘나홀로 이식당’으로 옮겨졌다.

‘신서유기’의 설정을 여성으로 바꾼 형식인 ‘뿅뿅 지구오락실’은 두 시즌을 거듭한 후 빠르게 ‘지락이의 뛰뛰빵빵’으로 분화했다. 이밖에도 차승원, 유해진으로 대표되는 ‘삼시세끼’, ‘슬기로운 산촌생활’, ‘스페인 하숙’ 등의 프랜차이즈가 남았다.

나영석PD. 사진 스포츠경향DB



그는 이렇게 왕성한 연출자의 일정 말고도 꾸준히 채널 십오야에서도 콘텐츠를 올리며 크리에이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도 먹방과 굿즈 공개 라이브, 건강 관련 콘텐츠를 거듭해서 올리며 소소한 숏폼 콘텐츠의 영역에도 한창이다.

나PD가 백상 예능인 부분상을 수상한 이후 그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일부에서는 앞으로 출연자보다는 연출자로서의 행보에 집중하지 않겠냐는 예측을 내놨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연출자로서의 공력에 최근 필요한 출연자, 크리에이터로서의 행보도 쉬지 않고 있다. 바로 내년 백상에서도 나영석PD를 연출자로 봐야할지, 출연자로 봐야할지 시상식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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