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38] 다움(德)
덕(德)은 필자는 은덕 혹은 덕택이라는 뜻 말고는 대부분 ‘다움’이라고 옮긴다. 예를 들어 임금이 ‘부덕의 소치’라고 했을 때 이는 “과인이 임금답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옮긴다.
이를 단번에 보여주는 말이 ‘논어’에 있는 ‘군군신신(君君臣臣) 부부자자(父父子子)’라는 말이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자식의 자식다움은 효(孝)이다. 효도하지 않는 자식은 자식이 아니라는 것이 공자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부모는 자(慈), 신하는 직(直), 임금은 관(寬)이다. 관(寬)이라는 다움이 없으면 임금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다움을 관찰하는 법이 있다. 언(言)과 행(行)의 차이를 살피는 것이다. 언과 행의 갭이 크면 클수록 그 사람의 다움은 엷고[薄], 언과 행의 갭이 좁혀질수록 그 사람의 다움은 두텁다[厚]. 이는 효(孝), 자(慈), 직(直), 관(寬) 모두에 해당한다.
관(寬)의 경우 성품으로 너그럽다[包容]는 뜻도 있지만 임금의 관은 무엇보다 사람을 그에 맞게 부린다[器之]는 뜻이다.
그런데 여야 지도자 모두 이런 척도로 보자면 다움이 두텁다고 할 수 없다. 말과 행동의 분리가 너무 크다. 정신과에서는 이를 해리(解離, dissociation)라 부른다. 스스로를 멀리서 쳐다본다는 말인데, 이처럼 해리가 심할수록 다움은 엷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욕을 먹기는 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좋은 인재를 불러다 쓰겠다고 했다. 이 말이 실행으로 옮겨졌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재명 대표는 아예 재판받는 이재명과 ‘여의도 대통령’ 이재명이 분리된 모습을 연일 국민에게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국당에서는 ‘대통령실 아빠 찬스’ 운운하는 논평을 냈다가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하나같이 법망 피하기 기술자들이 보여주는 아슬아슬한 곡예뿐이다. 왜 저런 답지 못한 정치인들 때문에 국민이 위태로움을 느껴야 하는가? 제발 자중자애(自重自愛)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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