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고발사주’ 2심서도 “기억 안 나”… 조성은 “金, 고발장 중시”

조성은(왼쪽)씨와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뉴시스

12일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 때와 같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 같은 날 증인으로 나온 ‘제보자’ 조성은씨는 “김 전 의원이 고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느꼈다”며 이를 반박하는 증언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정재오) 심리로 열린 손준성 검사장의 선거법 위반 등 재판에서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씨,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 등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던 조성은씨에게 전달한 경위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을 폭로한 조씨는 당시 김 전 의원이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고발장 파일 메시지에 표시된 ‘손준성 보냄’을 근거로 손 검사장이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김 전 의원은 텔레그램 메시지 발신자가 손 검사장이었는지 변호인이 묻자, “만약 그랬다면 기억했을 것인데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그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메시지 속 ‘손준성 보냄’ 문구를 확인했는지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경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답변을 반복했다.

텔레그램 메시지를 조씨에게 보낸 전후 손 검사장과 연락한 사실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1심에서도 증인으로 나와 대부분의 신문 사항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반면 조씨는 김 전 의원에게 고발장을 받았을 당시 “친문 성향 언론 등을 공격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고발장을 만들어줄 테니 당 차원에서 (검찰에) 제출해달라는 요청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이) 저한테 첫날부터 ‘꼭 접수해라. 급한데’라고 했던 것 자체가 (고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봤고, 선거에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추가 증인 신문을 거친 후 다음 달 24일 결심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 1심은 손 검사장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