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 밟은 김도영의 포효, 그 뒤엔 최형우가···KIA, 7회초에 승리를 접수했다[스경x승부처]

KIA 김도영이 12일 인천 SSG전에서 7회초 2타점 2루타를 때린 뒤 베이스를 밟고 세리머니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타순을 크게 조정했다. 최근 부진한 나성범을 3번에서 5번으로 이동시켰다. 상대 선발 좌완 오원석을 맞아 좌타자 최원준을 휴식시키고 우타자 이창진이 2번 좌익수로 나섰다. 2번이던 김도영이 3번으로 가면서 4번 최형우, 5번 나성범, 6번 이우성, 7번 소크라테스로 연결했다.

새 타순이 폭발했다. 이우성으로 시작한 하위타선이 물꼬를 트면 3번 김도영과 4번 최형우가 해결을 했다. KIA는 13-7로 승리해, 전날 연장전 석패를 완전히 갚았다.

2-5로 뒤지던 6회초 SSG 선발 오원석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불펜이 등장하자 KIA 타선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선두타자 이우성으로 시작해 7번 소크라테스, 8번 김태군까지 두번째 투수 이로운을 상대로 연속안타를 쳐 1점을 뽑은 뒤 서진용을 마운드로 불러내고 9번 서건창이 좌전 적시타를 쳐 또 1점을 뽑았다.

KIA 최형우가 12일 인천 SSG전에서 7회초 3점 홈런을 친 뒤 먼저 득점한 동료들과 밝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4-5로 쫓아간 2사 1·3루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섰다. 앞서 세 타석 연속 안타 없이 침묵하던 김도영을 상대로 SSG는 네번째 투수로 필승계투조 노경은을 내놨다. 김도영이 안타를 쳤다. 노경은의 초구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때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는 4번 최형우가 역시 좌전 적시타로 또 1점을 추가, 6-5로 역전시켰다.

7회초, KIA에 다시 기회가 왔다. 역시 필승계투조인 좌완 고효준을 상대로 6번 이우성부터 2루타로 출발해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1번 박찬호가 유격수 직선타로 잡혀 2사 만루가 됐으나 2번 이창진이 볼넷을 고르면서 밀어내기로 7-5를 만들어 고효준을 강판시켰다.

마무리 문승원을 제외하고 필승조를 소모한 SSG는 추격조의 투수 박민호를 2사 만루에서 내놨다. 타석에는 다시 3번 김도영 차례였다.

KIA 양현종이 12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앞서 5회초 1사 만루에서 1루 땅볼에 그쳤지만 6회초 동점을 만들어낸 김도영은 두번째 만루 찬스에서 살아났다. 박민호의 초구 볼을 고른 뒤 3구 연속 파울을 걷어내 괴롭히다 5구째 슬라이더를 밀어 우중간을 갈랐다. 2루타로 주자 둘을 불러들인 김도영은 크게 포효했다. 3루타를 치고 크게 세리머니를 한 뒤 베이스 위에서 발을 옮기다 태그아웃 된 전날의 한을 풀듯, 또 한 번 두 손을 번쩍 들어 더그아웃의 동료들을 향해 크게 소리질렀다.

9-5를 만든 김도영 뒤로 최형우가 나섰다. 2사 2·3루에서 최형우는 3구째 시속 137㎞ 직구가 바깥쪽 가운데로 들어오자 부드럽게 밀어 좌월 3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KIA는 순식간에 12-5로 앞섰고 승부는 완전히 기울었다.

김도영은 2안타 3타점, 최형우는 홈런 포함 3안타 6타점의 쌍끌이 활약을 펼쳤다.

KIA 선발 양현종은 5.2이닝 8피안타(1홈런) 6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으나 6회초 승부를 뒤집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LG를 다시 2위로 끌어내리고 0.5경기 차 앞선 1위를 되찾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근 장시간 경기가 많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지만 매경기 최선을 다해주고 있어 야수와 투수 모두에게 고맙다”며 “최형우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 최형우가 왜 해결사인지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베테랑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고 후배 선수들도 잘 보고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이날 안타 2개와 홈런을 더해 통산 4083루타째를 기록하며 이승엽(4077루타)을 넘고 역대 최다루타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인천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