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5-4’ 경기 뒤집은 ‘캡틴’ 구자욱…삼성, LG 3연전 ‘위닝 시리즈’ 확보[스경x현장]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란 예측 그대로였다.
삼성은 12일 대구 LG전에 좌완 이승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승민은 원래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투수가 아니다. 개막 초반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다. 4월 말부턴 불펜 투수로 기용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18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 8.46의 성적을 거뒀다.
‘대체 선발’로 나선 이승민은 LG 강타선을 상대로 초반부터 고전했다. 0-0이던 2회초엔 박동원에게 선제 투런포를 얻어맞았고, 3회초엔 오스틴 딘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4회초 2사 2루에선 홍창기에게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이승민은 3.2이닝 6안타 4사사구 1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LG 좌완 손주영에게 고전했다. 첫 득점도 상대 실책 덕분에 올렸다. 0-4로 뒤진 4회말 2사 1루에서 김영웅이 큼지막한 외야 뜬공을 쳤다. 우익수 홍창기가 다잡은 타구를 빠트리고 말았고, 그 틈에 1루 주자 박병호가 홈까지 들어왔다. 계속된 2사 2루에선 전병우가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삼성 쪽에 운이 따른 이닝이었다.
소강상태로 접어든 양 팀의 경기는 6회말 요동치기 시작했다. 삼성의 주장 구자욱(31)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두 타자로 나온 구자욱은 손주영의 가운데로 몰린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추격 솔로포를 터트렸다. 구자욱은 3-4로 추격하던 7회말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구자욱은 7회말 2사 1·2루 절호의 기회에서 LG 구원 투수 이지강의 4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타격해 주자를 싹쓸이하는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삼성이 역전을 이뤄낸 순간이었다. 1점 차 리드를 잡은 삼성은 임창민(0.2이닝), 김태훈(0.1이닝)으로 8회초를 실점 없이 넘겼다. 9회초엔 마무리 오승환이 등판해 5-4 승리를 깔끔하게 지켰다.
구자욱은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LG와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중간에서 안정감 있게 긴 이닝을 소화해준 최지광(2.1이닝 무실점)의 투구도 돋보였다.
LG와의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삼성은 3연승을 질주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뒤 “구자욱 선수가 만들어 낸 타점들이 오늘 팀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지광 선수도 중간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며 “경기 초반 0-4로 지고 있었지만 5-4로 역전을 만들어 낸 선수들의 집중력도 좋았다”고 총평했다.
대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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