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건물 의류 매장 대형 화재…알고보니 ‘불법 건축물’

[KBS 제주] [앵커]

오늘 서귀포시의 가건물 의류매장에서 큰불이 나 3시간 20분 만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놀란 시민들의 신고가 50건 넘게 빗발쳤습니다.

그런데 불이 난 의류매장은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었습니다.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주차된 차량 유리창에 갑자기 뿌연 연기가 비치더니, 순식간에 시뻘건 불길이 번집니다.

시꺼먼 연기가 쉴 새 없이 나오고,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출동한 소방관들이 다급히 물을 뿌려 보지만, 불길은 더욱 거세지기만 합니다.

서귀포의 한 가건물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오늘(12일) 아침 6시 10분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불로 비닐하우스 6개 동과 주차된 차량, 옷가지들이 모두 탔습니다.

[정재두/인근 주민 : "부탄가스 터지는 소리 있죠? 그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내다보니까 그때 불길이 막 올라오더라고요."]

119에 접수된 화재 신고만 50건을 넘었습니다.

소방당국은 인력 100여 명과 굴삭기 등 장비 20여 대를 동원해 3시간 20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습니다.

[정영식/서귀포소방서 현장대응단장 : "전부 다 옷입니다. 옷하고 박스, 종이, 비닐 같은 게 엄청 쌓여서. 지금 전소된 상황입니다."]

그런데 불이 난 이 가건물은 알고 보니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었습니다.

불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이렇게 비닐하우스 뼈대만 남았는데요.

건축법에 따라 건설되지 않았기 때문에 건물 내부에는 소방 시설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무허가 건축물이어서 소방 점검도 받지 않았습니다.

서귀포시가 5년 전에 불법 건축물을 원상복구하라며 이행 강제금을 부과했지만 체납한 상태였습니다.

[김란아/서귀포시 건축과장 : "무허가로 증축이 된 부분이 확인되어서 현재 1차 시정명령이 나간 상태고 시정이 안 될 경우 다시 추가로 시정명령 내려서 그래도 이행이 안 되면, 고발 및 이행 강제금 부과 조치를 할 예정이고요."]

한편, 소방당국은 14일 국과수 합동 감식 이후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