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분단 독일은 행복하지 않았다…푸틴 패배가 우리의 공동 이익”
독일 방문해 연방의회 연설
극우당 “구걸 대통령” 비난
우크라이나 재건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11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연설에서 “분열된 독일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며 “여러분은 우리가 왜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키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맞서 그렇게 열심히 싸우는지, 우리 나라에 장벽이 들어서지 않도록 왜 최선을 다하는지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분단을 겪은 독일 역사를 인용하며 현재 우크라이나와의 유사점을 들어 지지를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극우정당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은 “구걸 대통령”이라며 그를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패배하는 게 우리의 공동 이익”이라며 “러시아는 (전쟁에 따른) 모든 피해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 타협의 시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이는 푸틴이 영원할 것이며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환상”이라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1∼2년 전만 해도 그렇게 빨리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음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지원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에 대해 “여러분이 수천명의 목숨을 구했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독일은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 최대 지원국으로 꼽힌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총리 등은 연설이 끝나자 몇 분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호응했지만 친러 일부 정당 정치인들은 독일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반대한다는 등 이유를 들어 불참했다.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의원 77명 중 4명만 참석했고, 극좌 자라바켄크네히트동맹(BSW)은 의원 10명 모두 불참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AfD는 성명에서 “젤렌스키의 임기는 만료됐다. 그는 그저 전쟁과 구걸 대통령으로만 재임하고 있다”며 “우리는 위장복을 입은 연사의 연설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임기가 만료됐으나 전쟁 중이라는 이유로 선거 없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 극우파의 지지율 상승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압도적인 대다수의 시민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정당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친러시아 포퓰리즘 구호는 당신들의 나라에 위험하다”며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에서 극우 민족주의가 부흥하는 데 대해 경고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프고 계속 커지는 켈로이드 흉터··· 구멍내고 얼리면 더 빨리 치료된다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윤 대통령 골프 라운딩 논란…“트럼프 외교 준비” 대 “그 시간에 공부를”
- ‘검찰개혁 선봉’ 박은정, 혁신당 탄핵추진위 사임···왜?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그는 사실상 대통령이 아니다” 1인 시국선언한 장학사…교육청은 “법률 위반 검토”
- 3200억대 가상자산 투자리딩 사기조직 체포… 역대 최대 규모
-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는 무엇…정부 부처 아닌 자문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