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사라지고 온대림 발달" 급변하는 한라산

(앵커)
어제(11) 이 시간을 통해 봄철 한라산의 자랑인 산철쭉이 이상 기온으로 개화하지 못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이런 이상 기후는 산철쭉 뿐만 아니라 한라산의 고유 식생 전반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라산 영실 탐방로.

앙상하게 가지를 드러낸 채 고사된 나무가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한라산 대표 수종인 구상나무입니다.

고은희 / 등반객
"올라오면서 구상나무가 인상적이었는데 환경 문제 때문인 건지 나무가 많이 죽어있는 것 같아서 저희 서로 걱정하면서 올라왔습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종으로, 한라산은 국내 최대 군락지 가운데 하납니다.

한라산 해발 1천5백미터에서 1천6백미터 면적의 40% 가량이 구상나무 숲이지만,

기후 변화에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지난 2017년부터 4년동안 1만 3천 그루 넘게 줄었습니다.

폭우와 가뭄 같은 극단적인 강우 패턴에다, 적설량 부족, 기온 상승이 고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권민지 기자
"이곳 한라산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하면서, 식생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침엽수의 대표격인 소나무 군락지 역시 마찬가지.

지난 14년간 한라산 영실 일대 소나무는 20% 이상 줄었지만,

온대 지역에서 자생하는 서어나무는 14%나 늘었습니다.

산철쭉 등 낙엽 활엽수에서 잎이 돋아니는 시기도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이 변화의 속도가 휠씬 빨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대신 /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생물자원연구과장
"(이상 현상이) 주기성을 좀 갖지 않을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측도 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개화 시기라든가 결실 시기라든가 낙엽이 지는 시기라든가 이런 것들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가속되는 기후변화는 생물권 보전지역이자,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한라산의 식생 전반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