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빼놓고…환경부 “녹조 없다”
녹조 덜한 가을에 시료 채취
오염 ‘심각’ 낙동강 제외도
환경부가 대전 정수장과 낙동강 주변 지역 공기 등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단체들은 가장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을 누락한 데다 여름철이 지난 뒤 수돗물과 공기 시료를 채취한 것 등에 대해 ‘정부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환경부는 한국물환경학회에 의뢰해 13개 검사 지점의 수돗물과 공기에서 조류 독소 포함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든 곳에서 검출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 사이 대전 송촌·청주 지북 정수장에서 수돗물 시료를, 대청호 인근 3곳과 낙동강 인근 8곳 등에서 공기 시료를 분석한 결과다.
환경단체와 일부 학자 등은 2022~2023년 여름 낙동강 물을 원수로 하는 수돗물에서 조류 독소의 일종으로 발암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고 주장했고, 지난해에는 공기 중에서도 이 물질이 확인됐다고 했다. 환경부는 2가지 방식으로 조류 독소 존재 여부를 분석한 결과 모든 지점의 수돗물과 공기에서 조류 독소가 정량한계 미만으로 나왔다고 공개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환경부 연구에 숱한 허점이 있다면서 환경부 발표 내용을 반박했다. 채수 방법은 물론 채수 지점, 시기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환경부가 가장 녹조 오염이 심각한 낙동강 수돗물 원수 채수 지점에서는 채취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대청호 수계 정수장 2곳 원수의 녹조 독소 농도는 최대 6.543㎍/ℓ였지만, 문제를 제기했던 낙동강 원수의 녹조 독소 농도는 최대 5921㎍/ℓ였다”고 했다.
공기 중 녹조 독소 분석에 쓰인 시료 채취 시기가 9~10월이라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녹조가 덜한 가을에 채취한 터라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조사에서는 녹조 번무 현상이 심한 8~9월 낙동강 주변 공기에서 녹조 독소가 발견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3년 낙동강 본류 지역은 녹조 발생이 현저히 적었기 때문에 녹조가 대량 발생한 대청호와 영주댐 위주로 검사했다”고 해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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