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4년 만의 방북 임박...”김일성 광장에 대형 구조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최근 평양 김일성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대형 구조물이 등장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푸틴을 위한 환영 행사 준비의 일환으로 보인다.
일본 NHK도 이날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를 포함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초반 북한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신문 베도모스티는 지난 10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이르면 6월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수 있다”고 했었다.
푸틴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2000년 7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지 24년 만의 일이다. 북·러 밀착의 의미는 지금이 한층 더 무거운 것으로 평가된다. 2000년 당시 푸틴은 막 러시아 대통령에 당선된 국제 무대의 ‘신인’이었고, 북한은 1차 핵실험(2006년)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24년 사이 북한은 핵·미사일 전력을 거의 완성했고,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하는 대가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회피하는 ‘보호망’을 제공받고 있다. 푸틴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회담에서는 북한 재래식 무기의 대러 수출과 러시아 핵잠수함·탄도미사일 기술의 대북 이전 문제가 더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은 이날도 러시아 국경일인 ‘러시아의 날’을 맞아 푸틴에게 “(북·러 관계가) 불패의 전우 관계,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로 승화”됐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축전에서 김정은은 “당신(푸틴)의 정력적이고 올바른 영도 밑에 러시아 인민은 적대 세력들의 온갖 도전과 제재 압박 책동을 제압 분쇄”하고 “강력하고 번영하는 러시아를 건설하기 위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과 서방이 부과한 제재에 대한 회피 시도를 지지한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만큼 북한 측의 푸틴 환영 행사도 열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과 1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이 열릴 때 김정은이 연설하는 자리인 대주석단 건물 앞쪽에 예전에 보이지 않던 흰색 물체가 촬영됐다. 광장 북쪽 내각종합청사 앞쪽에는 큰 정사각형 모양의 대형 구조물 2개가 설치됐고, 광장 남쪽 대외경제성 앞쪽에는 광장의 한 면을 모두 채울 만큼 긴 대형 구조물이 들어섰다. 지난해 7월 북한이 김일성광장에서 6·25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이른바 ‘전승절’ 열병식을 했을 때도, 몇 주 전부터 열병식 연습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구조물들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북한 당국은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25만 명의 평양 시민을 순안국제공항부터 도심까지 도열시켜 “만세”를 외치며 환영하게 했다. 북·러 무기 거래가 활발한 시점이기 때문에 평양을 방문한 푸틴에게 이를 보여주는 행사를 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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