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풍부했다...장수지역 뜻밖의 공통 식품은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2024. 6. 1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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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혁명]
경남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 들깨밭에서 노부부가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함양군

지난 20년 이상 전국적으로 1000여 명에 가까운 백세인과 그 가족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장수 지역의 전통적 식품을 조사하면서 우리가 거의 무의식적으로 먹어왔던 식습관에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수없이 엿보게 되었다. 보편적 일상에 묻혀 있던 과학적 진리를 깨닫게 되면 연구자로서 희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장수도가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식습관 차이는 매우 흥미롭다. 우리나라는 최근 식습관이 크게 달라졌지만 백세인들이 살아왔던 시절에는 전통적으로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였다. 따라서 채식의 지역적 패턴을 비교하여 보면 일반적으로 대동소이하였지만 흥미롭게도 들깨와 들깻잎 소비 비율의 지역 편차가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장수 지역으로 지목된 지역에서는 들깻잎이나 들깻가루를 여러 종류의 찌개나 찜 등에 다량 첨가하여 소비하고 있었다. 반면 일반 지역에서는 들깨나 들깻잎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방아잎이나 산초 등 다른 향초를 사용하여 대체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차이가 가지는 의미를 찾다가 들깨나 들깻잎에는 알파리놀렌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알파리놀렌산은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의 전구물질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 대상이었다. 다른 채소와 달리 들깨와 들깻잎에 알파리놀렌산 함량이 높다는 사실은 이를 소모하는 주민들의 영양 균형에 크게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육식이나 어류를 통해서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지방산을 채소를 섭취하면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전통 식문화임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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