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권리' 위한 전쟁…불법 촬영물과 싸우는 '디성센터'
최근 다시 불거진 밀양 사건은 피해자의 '잊힐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했습니다. 이 문제로 고통받는 게 자신이 등장하는 불법 영상이 유출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인데요. 이들의 잊힐 권리를 위해 불법 촬영물들을 찾아서 삭제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법 촬영물로 피해자를 협박한 2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전국의 10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착취 영상물을 만들어 퍼트린 2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 공포, 처음 느껴보는 공포였고. 사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몸이 그냥 굳어요.]
디지털 성범죄 불법 촬영물과 매일 싸우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디성센터입니다.
이곳 직원들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으면 곧바로 온라인에 퍼져 있는 피해 촬영물을 추적합니다.
이때 DNA 검색 시스템을 가동하는데, 영상 좌우가 바뀌거나 일부가 교묘히 가공돼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김미순/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인권보호본부장 : 하나의 이미지를 수차례 쪼개거나 (로고·글자를 입히는) 워터마킹을 하더라도 찾아낼 수 있는 검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이를 통해 300개가 넘는 국내외 불법 성인 사이트 등에서 피해 영상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해도 묵살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박성혜/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팀장 : 본인들이 피해 촬영물을 서버에 저장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치해야 할 의무가 없다'라는 태도로…]
이럴 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사이트 폐쇄 조치를 요청합니다.
다만, 갈수록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긴 쉽지만은 않습니다.
[박성혜/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팀장 : 저희가 (대화방에) 침투해서 해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어쨌든 일대일 텔레그램이라든가 카톡, 이런 일대일 방은 저희가 바로바로 모니터링해서 삭제 지원을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인력이 시급히 충원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디성센터가 지원한 피해자 수는 지난해 9천 명 가까이 됐습니다.
지원 건수는 27만 건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센터 전체 인원은 고작 39명뿐입니다.
[김미순/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인권보호본부장 : 인력은 총 39명인데 그중에 기간제 인력이 많다. 금년도 예산에서도 이러한 부분들은 좀 (증액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피해자의 잊힐 권리, 이들의 아픈 흔적을 지우기 위해선 예산, 인력, 법적 권한 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송민지 이정회 / 영상자막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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