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000만원 '키 크는 주사' 부작용은 없나 [뉴스+]

김기환 2024. 6. 1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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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30대 서모(여)씨는 얼마 전부터 아들에게 키 크는 주사를 맞히기 시작했다.

서 씨는 "아들이 또래보다 키게 작아 비싼 돈을 들여 키 크는 주사를 맞게 했다"며 "기대와 달리 (키가) 쑥쑥 자라지 않아 걱정이 되지만 당분간 키 크는 주사를 계속 맞힐 생각이다"고 했다.

키 크는 주사를 놓아준다고 홍보하는 병원들이 효과만 강조할 뿐, 부작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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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주사' 아니에요"… 식약처, 성장호르몬 제제 과대광고 점검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30대 서모(여)씨는 얼마 전부터 아들에게 키 크는 주사를 맞히기 시작했다. 서 씨는 “아들이 또래보다 키게 작아 비싼 돈을 들여 키 크는 주사를 맞게 했다”며 “기대와 달리 (키가) 쑥쑥 자라지 않아 걱정이 되지만 당분간 키 크는 주사를 계속 맞힐 생각이다”고 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소아청소년과에 ‘수요일과 목요일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불가’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연합뉴스
아이 키를 키우는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이 급증하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란 인공 생산한 성장호르몬을 소아·청소년의 체내에 투입하면 뼈세포에 작용해 골격을 늘리고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사 비용은 연간 1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인데도 부모들의 관심은 뜨겁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전 의원이 올 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소아성장약품 처방 현황을 보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는 2022년 기준 19만건으로 2018년 5만5075건 대비 3.45배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최근 5년간 10~14세에 대한 처방이 38만3331건으로 절반 이상(55.1%)을 차지했다. 이어 5~9세가 40.0%(27만 8355건)로 뒤를 이었다. 처방량이 가장 많았던 10~14세는 2018년 2만5250건에서 2022년 11만4217건으로 약 4.52배 증가하며, 증가 폭도 가장 컸다.

문제는 부작용을 간과한 채 무분별하게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키 크는 주사를 놓아준다고 홍보하는 병원들이 효과만 강조할 뿐, 부작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성장호르몬 주사 관련 이상사례 보고 건수를 보면 2018년 320건이던 보고가 △2019년 437건 △2020년 663건 △2021년 1192건 △2022년 1604건으로 약 5배 폭증했다.

이 처럼 호르몬 주사의 이상사례가 크게 증가하면서 정부가 점검에 나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식약처는 이날 17개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식약청과 함께 오는 21일까지 성장호르몬 제제 과대광고 등 의료제품 분야별 기획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특히 성장호르몬 제제와 관련해 성장호르몬 결핍 및 저신장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임에도 시중에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져 불필요한 처방과 사용이 늘고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며, 오남용 예방을 위해 의료기관·약국 등의 과대광고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성장호르몬주사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457억원에서 올해 2500억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반 식품을 ‘키 크는 영양제’ 등으로 부당 광고한 사례가 무더기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식품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온라인 부당 광고 259건을 적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접속 차단과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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