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괴짜 3인방', 심해생물 들고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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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작품이 팔려야 작가도 먹고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작 중 하나가 2009년 발표한 영상 작품 '침수된 맥도날드'.
전시장 초입에서 불길한 분홍빛을 발하는 'Save Your Skin'(몸 간수 잘해라), 'Hold Your Tongue'(입단속 잘해라) 등 LED 작품들은 어느 순간에든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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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자본주의 비판하며 인기
그룹 수퍼플렉스 5년 만에 내한
유명작 '투자은행 협죽도'와
심해에서 먹거리 찾아 올라오는
사이포노포어 담긴 영상도 공개
"인류도 높은 산으로 피신할 것"
미술과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작품이 팔려야 작가도 먹고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 대부분은 부유층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미술 작품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위선이라는 비아냥을 듣기 십상이라서다.
덴마크 출신 3인조 현대미술 그룹 수퍼플렉스는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이들은 자본주의와 세계화, 기술 발전의 이면을 비판하는 작품으로 지난 30여 년간 세계적 명성을 쌓아 왔다. “(자본주의 체계와 미술계라는) 시스템 바깥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내부에 들어가서 시스템에 도전하는 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다.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들의 전시 ‘피시 앤 칩스(Fish & Chips)’는 그 비결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개인전으로는 2019년 이후 5년 만의 한국 전시다.
덴마크에서 날아온 3인조 괴짜 수퍼플렉스는 1993년 덴마크 왕립미술아카데미를 다니던 또래 미술가 야콥 펭거(56),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55), 라스무스 닐슨(55)이 의기투합해 만든 그룹이다. 테이트 모던과 쿤스트할레 바젤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도 초청되는 등 미술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참신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이해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작 중 하나가 2009년 발표한 영상 작품 ‘침수된 맥도날드’. 맥도날드 매장 내부에 물이 서서히 차오르는 모습을 연출해 세계화와 기후변화 문제를 재기발랄하게 지적했다.
이번 전시 제목의 물고기(피시)는 기후변화로 타격받는 해양 생물들을, 카지노 칩(칩스)은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상징한다.
1관(K1)에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작품들이 나와 있다. 전시장 초입에서 불길한 분홍빛을 발하는 ‘Save Your Skin’(몸 간수 잘해라), ‘Hold Your Tongue’(입단속 잘해라) 등 LED 작품들은 어느 순간에든 예상치 못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상기시킨다. 전시작 ‘투자은행 화분 씨티그룹 협죽도’에는 씨티그룹 본사 모양의 화분에 제주도에 자생하는 독성 식물 협죽도를 꽂았다.
하이라이트는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 문제를 주제로 한 3관(K3)의 설치 작품 ‘수직적 이주’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해파리의 일종인 심해 생물 사이포노포어를 주제로 만든 영상 작품(사진). 수퍼플렉스는 “바다와 관련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심해를 탐험하다가 먹이를 찾기 위해 올라오는 사이포노포어를 봤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계속된다면 인류 역시 사이포노포어처럼 살기 위해 ‘위쪽으로’(해발 고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갤러리 전시인 만큼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이디어의 참신함이나 재기발랄함은 이전 국내 미술관 및 비엔날레 전시작보다 덜한 편이다. 수퍼플렉스 치곤 ‘순한 맛’ 작품들이라는 얘기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대중적이고 소장하기 상대적으로 용이한 작품이라는 얘기도 된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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