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이 놀란 부안 4.8 지진, ‘최악 대비’ 국가 방진체계 짜야
12일 오전 8시26분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다. 멀리 수도권·강원 등에서도 흔들림을 감지한 신고가 들어왔고, 영호남의 원전과 멀지 않은 곳에서 큰 지진이 이어지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더 이상 한반도는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닌 것을 상기시킨 하루였다.
부안 지진은 호남에서 규모 4.0을 넘긴 첫 지진으로 기록됐다. 그간 지진이 드물던 전북에서 일어났고, 1978년 이후 이번 지진 진앙으로부터 반경 50㎞ 이내에서 발생한 규모 3.0 이상 지진도 10번뿐이었다. 지진 피해가 컸던 포항·경주 등 경북 동해안 일대뿐 아니라 한반도 서쪽과 내륙 어디서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국내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은 지난해 5월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4.5)에서 일어난 뒤 1년여 만이다. 2016년 9월12일 역대 최대 규모(5.8)인 경주 지진이 일어났고, 대입 수능시험 직전인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은 규모는 두번째(5.4)지만, 진원이 얕아 피해가 경주 때보다도 컸다. 예측 불가능해진 발생 지역과 높아지는 빈도·강도 모두 불안하기만 하다.
이번 지진은 규모 3.1을 포함해 15차례(오후 2시 현재)가 넘는 여진이 이어져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 신고가 줄 이어졌고, 흔들리는 건물·학교 등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지진을 경험해보니 놀라고 당황한 것이다. 지진에 대비해 시민들이 행동 요령을 숙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시급하고 중요한 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방진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학계에선 한반도에서 규모 7.0까지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진 연구 기반이 되는 한반도 단층 조사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2016년 경주 지진 후 시작된 단층 조사는 현재 영남권에서 1단계 조사를 마쳤고, 호남권·강원권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은 2036년으로 예정돼 있다. 지진 해일 대비도 중요하다. 해안 지대에 원전과 조선·화학 등 기간산업 생산시설이 몰려 있어 방진 대책과 안전 점검이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전체의 20%도 되지 않는 건축물의 내진설계 비율도 서둘러 높여야 한다. 지진은 어느 날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돌발적 재해다. 국가적으로 속도 높여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철저한 대비만이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선의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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