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메타와 추진하던 XR 사업 잠정 연기…속도 조절

조주완(왼쪽부터)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회동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메타와 협업해 추진하던 확장현실(XR) 사업화 시기를 무기한 연기한다. XR 시장이 당초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자 내린 결정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메타와 협업해 추진하던 XR 사업화 계획을 뒤로 미루고 관련 사업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올 초 실설했던 HE사업본부 산하에 XR 사업부를 해체하고 소속 인력을 연구개발(R&D)과 다른 사업본부에 재배치한다. 이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만나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방향을 논의한 지 4개월 만이다. 당시 조 CEO는 저커버그 CEO와 회동이 끝난 뒤 "메타의 LLM(초거대언어모델)인 '라마'와 관련해 어떻게 AI를 디바이스(기기)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지를 논의했다"며 "콘셉트는 다 잡혔고 발전시키는 단계"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XR 시장의 더딘 성장세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XR 헤드셋 시장의 2023년 연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LG전자는 대신 XR 사업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메타와의 협업 역시 LLM을 비롯한 AI 분야에서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XR 시장이 기대보다 성장이 더딘 만큼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사업화는 속도 조절을 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