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부권만 보는 與… 특위도 입법권 없어 한계

김병관 2024. 6. 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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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 독주로 엉터리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거부권 행사 이유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을 잘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 법안은 불리하니까 싫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졌다"며 "국회 보이콧도 '마음대로 안 되니까 파업하겠다'는 것으로 비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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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입법폭주 野 마약 맞은 듯
엉터리 법안 통과 땐 거부권 요구”
잦은 행사는 민심에 ‘역풍’ 우려
특위 통한 시행령 정치 임시방편
상임위 7개 수용 놓고도 파열음

“일방 독주로 엉터리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와 본회의를 단독으로 열고 쟁점 법안들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하자 12일 이같이 밝혔다. 3일 연속 의원총회를 열고 대야 투쟁 방식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법이 안 보이자, 거부권 행사를 대응책으로 꺼내 든 것이다. 소수 여당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추 원내대표는 이날 “마약”, “오만방자함”, “광란의 힘자랑 파티”와 같은 거친 표현을 쓰며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질타했다.

그는 “반쪽 의장이 만들어 낸 반쪽 국회가 입법폭주의 면허증을 받은 양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시작했다”며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추진하는 데 대해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의회 독재, 독주의 마약을 맞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이 국회를 보이콧한 채 야당의 법안 처리에 거부권으로 맞대응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최다 거부권 행사 기록(14건)을 보유하고 있다. 잦은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로 이어져 여당의 총선 패배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거부권 행사 이유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을 잘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 법안은 불리하니까 싫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졌다”며 “국회 보이콧도 ‘마음대로 안 되니까 파업하겠다’는 것으로 비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재난안전특위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장에서 열린 '여름철 재난대응 및 북한 오물풍선 피해지원 당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이 상임위를 보이콧하는 대신 구성한 특위의 한계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열린 재난안전특위 당정협의회에서 강대식 의원이 “(북한 오물풍선 피해와 관련해) 국회가 지원해야 할 것이 있느냐”고 묻자 행안부 측은 “지원 근거를 마련한 민방위법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했다.

교육개혁특위와 노동특위에서도 당정은 늘봄학교지원특별법 제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 법령의 제·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모두 입법권이 없는 특위에서는 불가능하고,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해야 추진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교육개혁특위 위원장인 서범수 의원은 “언젠가는 상임위에 들어가야 한다. 그걸 대비하기 위해 미리 의논도 하면서 법안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국민의힘 몫으로 배정한 상임위원장 7개 수용 여부를 두고도 내부 의견이 갈리며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에도 의총을 열 예정이다.

김병관·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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