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융합’ 국제 교류, 미래 예술산업 자양분 될 것 [왜냐면]

한겨레 2024. 6. 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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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예술산업 종합지원 플랫폼인 '아트코리아랩'의 첫 입주 기업이 된 이후 낯선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을 위해 해외 유통 측면에서 먼저 경험한 기업가의 입장에서 조언할 기회가 있었다.

이번 만남처럼 유통을 위한 공공 영역의 적극적 지원과 활동이 더 많아진다면, 예술·기술 분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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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뉴이미지 페스티벌에서 한국 예술가들이 작품을 직접 영어로 소개하는 ‘코리안 포커스’가 진행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이혜원 | ‘기어이 스튜디오’ 대표

“확장현실(XR) 유통은 어떻게 하나요? 저희도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요”

지난해 예술산업 종합지원 플랫폼인 ‘아트코리아랩’의 첫 입주 기업이 된 이후 낯선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을 위해 해외 유통 측면에서 먼저 경험한 기업가의 입장에서 조언할 기회가 있었다. 기술의 진보로 융합적 실험과 시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답게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려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을 만났는데, 이들이 가장 많이 질문한 주제는 기술이 아니라 유통이었다. 경계 없는 모험과 실험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을 고민하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현명한 질문에 감탄하게 되었고, 뜨거운 열정을 보며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고 싶어졌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뉴이미지 페스티벌’(NewImages Festival)에 참여했다. 뉴이미지 페스티벌은 디지털·이머시브(몰입형) 분야에 집중하면서 확장현실이 갖는 하나의 예술적 형태나 장르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분야를 넘나드는 작품까지 폭넓게 수용하는 마켓이다. 지난해 처음 초대받아 참여하면서 그 다양성과 역동성에 매료된 바 있다. 뉴이미지 페스티벌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마켓·축제에 작품을 소개할 때마다 한국 시장과 예술가들에 대한 질문을 늘어나는 것을 보며 ‘한국도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아트코리아랩과의 협업으로 이번 뉴이미지 페스티벌에서 한국 예술가들이 작품을 직접 영어로 소개하는 ‘코리안 포커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 몇 개월간 교육을 받은 아티스트들은 우려와 달리 국제 데뷔 무대에서 100명 가까운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을 정도로 ‘코리안 포커스’ 프로그램은 성황을 이루었다. 아시아 시장의 새로운 물결로서 한국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기회이자 한국을 각인시키는 계기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이미지 페스티벌은 예술가와 산업의 만남을 도모하는 교류의 장으로 창·제작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다루면서 생태계의 지속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 갤러리 등 문화공간과 예술가와의 가교 역할뿐만 아니라 국경을 뛰어넘는 공동 창작 등을 지원하면서 독창적 작품 성과로 이어지고, 영화제나 마켓에서 수상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내도 뉴이미지 페스티벌처럼 산업적인 관점에서 예술·기술의 융합을 지원하는 마켓과 플랫폼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산업이 발달한 해외 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초세분화되는 시대에서 확장현실·이머시브 분야의 국제 교류는 하나의 울타리가 되고 성장을 이끄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작품을 만든 뒤 함께 평가를 주고받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일련의 행위들은 기술 융합 예술 창작이 고립되지 않고 긴 생명력을 갖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번 참여는 기술 트렌드에만 천착하는 한국의 고정 관념과 달리 예술적 언어를 위해 기술을 창의적 도구로 활용하고,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실험하고 시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글로벌 시장의 관점을 흡수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만남처럼 유통을 위한 공공 영역의 적극적 지원과 활동이 더 많아진다면, 예술·기술 분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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