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복면가왕' 9연승한 윤민 "음악 한다니 아버지 친구가 걱정...나는 노력파"
국카스텐 하현우의 9연승 이후 8년 만의 기록
"경연곡에 희로애락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어렸을 땐 노래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버지 친구분이 제가 음악을 한다니까 진지하게 ‘어떡하냐, 고민이 많겠다’고 하셨대요. 부모님 반대도 심했어요. 누군가는 저를 보고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기보다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습하는 보컬입니다.”
MBC ‘복면가왕’에서 9주 연속 ‘가왕’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록 밴드 터치드의 윤민은 12일 서울 마포구 소속사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노력파’라고 정의했다. 맑고 선명한 목소리와 거칠고 강한 목소리를 오가며 짙은 호소력으로 수많은 시청자를 사로잡은 그는 2016년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가 이 프로그램에서 9연승을 한 뒤 8년 만에 다시 아홉 차례 가왕 자리를 지키는 기록을 세웠다.
하현우 이후 8년 만에 '복면가왕' 9연승... "역사적 한 줄 남길 수 있어 영광"
‘희로애락도 락이다’라는 이름으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9주간 이어진 대장정을 마친 윤민은 2일 방송에서 ‘헤라클레스’에게 가왕 자리를 내준 뒤 가면을 벗었다. 당시 그는 “많은 분들에게 터치드를 알리고 ‘복면가왕'에 나왔는데 가왕이 되고 역사적인 한 줄을 남길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윤민은 첫 경연에서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을 부른 뒤 이소라의 ‘제발’, 체리필터의 '피아니시모', 김광석의 '그날들', 뮤지컬 데스노트에 쓰인 '데스노트', 조성모 '아시나요', 네미시스 '베르사이유의 장미', 부활 '생각이 나', 심규선 '아래향’, MC더맥스 '그대가 분다', 김종서 '거북선', 마지막으로 이승철의 '아마추어'를 불렀다.
터치드가 케이블채널 엠넷 밴드 서바이벌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젼’에서 우승하고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면서 알려진 터라 윤민의 정체는 금세 드러났다. 어색하게 시치미를 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는 “’모르는데요’ ‘그게 뭐예요?’ ‘그런 게 나왔어요?’ 하면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마음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2주에 한 번씩 도전자를 상대로 가왕을 지키는 건 적잖은 스트레스였다. "'생각이 나' 무대 당시 힘들었던 것들이 절정에 치달을 때였어요. 마음도, 몸도 지칠 때였죠. 그 무대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연승을 이어가면서 '왕관도 무겁고 망토도 무거워 더는 힘들다. 앞으로 더 못 나아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점인 것 같아요.”
고교 시절 'K팝스타' 출연해 4라운드까지 진출...록 밴드 활동 시작하며 각종 대회 우승
윤민은 고교 시절인 2012년 SBS ‘K팝스타’ 시즌2에 출연하며 처음 본명인 ‘조윤민’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악동뮤지션’으로 출연한 악뮤가 최종 우승했던 이 방송에서 그는 4라운드까지 진출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며 록으로 방향을 정한 뒤 같은 학교 출신들과 밴드 터치드(드럼 김승빈, 베이스 존비킴, 키보드 채도현)를 결성했다. 2020년 제3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밴드로선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뒤 2021년 싱글 '새벽별'로 데뷔했다. 2022년 엠넷의 밴드 경연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희로애락도 락이다'라는 이름은 ‘복면가왕’ 제작진이 지었다. 윤민은 이름에 맞게 매 경연곡마다 ‘희로애락’을 담는 데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고 했다. 희(喜)를 대표하는 곡으론 '아마추어', 노(怒)는 '데스노트', 애(哀)는 '생각이 나', 낙(樂)은 '피아니시모'로 꼽았다. 그는 "가수로서 카타르시스나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로커로서 록 장르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어떤 곡에서든 록 스피릿을 보여줄 수 있다, 발라드나 포크, 국악풍의 노래를 할 때에도 록 스피릿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자세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록의 매력은 자유로움이고 로큰롤 정신은 삶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민은 ‘복면가왕’ 출연 당시의 자신에게 100점 만점 중 9점, 터치드 멤버로 새롭게 다시 첫발을 내디디는 자신에게 1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원래 고음이 3옥타브 미까지 올라갔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을 불렀어요. 최상의 목소리를 들려드리려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레 음역대가 올라갔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가는 모습, 100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험난한 길도 있겠지만 얼마나 예쁜 꽃길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터치드는 15, 16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단독 콘서트 ‘불꽃놀이’를 연다. 19일 CJ아지트 광흥창에서 '튠업 25기 선정기념 공연 01 향 X 터치드', 22일 광주예술의전당에서 'GAC 기획공연 포커스 터치드 라이브' 등 공연장에서 팬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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