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첨단 AI칩 꿈도 꾸지마"… 3국 통한 우회로까지 막는다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6. 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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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중러 동반규제안 곧 발표
HBM·GAA 추가 규제 착수
러시아에 반도체 수출 금지
방산 물자 교류도 통제할듯
이란 지원 금융사 제재 검토

미국과 주요 7개국(G7)이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을 견제할 '규제 장성'을 겹겹이 쌓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인 고성능 반도체는 물론 방산업체의 전쟁물자, 이를 지원하는 금융 거래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 의혹이 제기된 신발과 철강, 식품회사까지 전방위적 압박에 들어가기로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1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우리는 강력하고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와 수출 통제 세트를 발표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전쟁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것을 돕는 단체와 네트워크를 겨냥할 것이며, G7을 비롯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중국의 반(反)시장 정책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은 중국 방산업체뿐 아니라 러시아나 핵 확산 금지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산 원유 결제를 지원하는 중국 금융사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재안은 오는 13~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인프라스트럭처 연계 사업인 '일대일로'를 겨냥해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PGI)'을 소개하는 행사도 주최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중국의 AI 반도체 기술 접근을 막기 위한 추가 규제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AI 기술 개발에 활용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신 기술의 중국 수출을 차단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GAA 규제 초안을 만들고 있으며 중국의 GAA 기술 접근성 제한 여부와 중국으로의 수출 차단 등 최종 규제안을 다듬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목표는 중국이 AI 모델을 구축·운영하는 데 필요한 정교한 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한편, 초기 단계의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에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생산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 금지 규정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등 다른 국가 제품도 러시아로 유입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은 특히 중국 반도체가 일반적인 전자제품뿐 아니라 드론, 미사일, 탱크 등 군사장비에 활용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대량의 중국 군수물자가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전쟁물자가 제3국을 통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가 내려질 전망이다.

소수민족 강제 노동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기업들도 제재 대상이다. 이날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신발 제조업체인 '둥관 오아시스 슈즈', 전해 알루미늄 생산업체 '신장 선훠 석탄전기', 식품 가공업체 '산둥 메이자그룹'을 제재 대상에 추가로 올렸다.

DHS는 성명에서 "이런 조치를 통해 DHS는 신장 지역의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산물과 알루미늄, 신발에 초점을 맞추고,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22년부터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을 제정하고 중국 신장 지역의 무슬림 소수민족 자치구인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 등을 강제 노동의 산물로 간주해 수입 금지 대상에 올리고 있다.

지난 2년여간 중국 섬유업체 등 수십 곳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을 통제하는 캠프를 설치하고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신장 강제 노동 혐의는 반중 세력이 전파한 지독한 거짓말이자 신장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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