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와 싸움, 마지막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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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시달렸던 한국과 미국에서 잇달아 물가 안정 신호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물가 대응전이 막판에 다다랐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국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 기록을 이어갔고, 국채 경매도 열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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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균형있는 판단 함께 필요"
일각선 "美보다 먼저 금리인하를"
美 9월 금리인하 기대 확산
5월 물가 3.3% 올라 예상 하회
두달째 인플레이션 둔화 이어져
고물가에 시달렸던 한국과 미국에서 잇달아 물가 안정 신호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물가 대응전이 막판에 다다랐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국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 기록을 이어갔고, 국채 경매도 열기를 더했다. 금리정책 핵심 지표인 물가 안정을 되찾고 있는 만큼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4주년 기념식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긴축통화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상충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늦게 정책 기조를 전환하면 내수 회복세 약화와 더불어 연체율 상승세 등이 지속돼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로 너무 일찍 정책 기조를 바꾸면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매파적' 입장을 내비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물가 대응 종착역을 언급하면서 연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결보다는 인하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보겠다는 의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까지도 한미 금리 차로 인한 자본 유출이 없었다"며 "한은이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보다 먼저 인하에 들어가도 괜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은 "한은이 미국 금리만 추종할 게 아니라 보다 전향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논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 월가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강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오전(현지시간)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3% 올라 예상치(3.4%)를 밑돌았다. 앞서 전망치에 부합했던 4월 CPI와 더불어 두 달째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 상승률은 3.4%로 역시 예상치(3.5%)를 하회하고 전달(3.6%)보다 주춤했다. 휘발유값과 자동차 보험료가 떨어진 것이 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김정환 기자 /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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