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바람 부는 동구… 대전역세권 옛 명성 되찾는다

김재근 선임기자 2024. 6. 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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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희망이다] 대전 원도심
둔산 신도시 개발에 쇠락기 맞아 2021년 인구감소 관심지역 지정
도심융합특구 역세권 사업 집중 문화·여가·서비스산업 등 육성
중앙정부 차원 국비 지원 절실 국가균형발전 차원 접근 필요
대전도심융합특구 역세권 개발은 1조900억원을 투입, 지하 7층, 지상 49층의 쌍둥이 건물을 짓는 메가충청스퀘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시설이다. 사진은 가상 조감도.

전국 주요 대도시와 다름 없이 대전광역시도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도 출생율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대전의 인구는 2022년 147만2천 명에서 30년 뒤인 2052년에는 124만9천명으로 15.1%나 줄어든다. 이 기간 동안 충남은 5%, 충북은 0.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5개구 중에서 원도심인 동구, 중구, 대덕구 3개 구의 인구감소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구는 이미 지난 2021년 10월 인구감소 관심지역으로 지정됐다. '관심지역'은 '감소지역'은 아니지만 조만간 인구가 크게 줄어들 곳으로 예상되는 곳을 말한다.

대전도심융합특구 위치 및 주요사업 . 이미지=대전시

□ 관공서 이전, 신도시 개발로 갈수록 인구 줄어

동구는 대전의 뿌리이다. 대전은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고 동구에 대전역이 문을 열면서 시작됐고, 특히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중부권 최대도시로 성장했다. 해방 이후 경부·호남고속도로가 지나고, 대덕연구단지 설치, 대전엑스포 개최, 정부 대전청사 건립 등의 호재가 계속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1990년대 둔산신도시가 개발돼 관공서와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노은신도시, 2010년대 서남부권이 개발되고, 2012년에는 충남도청이 내포로 이전하면서 침체가 더욱 심화됐다.

동구의 인구는 10년 전인 2014년 24만 9천여명에서 24년 현재 21만 7천여명으로 줄었다. 지역총생산도 대전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3%에서 7.9%로 감소했다. 인구는 대전시 전체의 15.1%인데 비해 지역내총생산은 7.9%에 불과하다. 대전시청과 교육청, 법원, 검찰청, 경찰청, 충남도청 등이 빠져나가면서 역세권과 중앙로, 중앙시장 등 대전의 대표상권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이다.

대전 동구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도심융합특구 중심의 대전 역세권 개발'이다. 도심융합특구와 역세권개발을 결합시켜 성과를 극대화하고, 대전의 새로운 동력이 되겠다는 것이다. 도심융합특구는 대전을 비롯 부산, 대구, 광주, 울산 5개 대도시 도심에 일자리(산업)와 삶(주거), 여가(상업·문화)를 집약해 성장거점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처럼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복합 인프라를 갖춘 고밀도 혁신 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대전대지역협력연구원과 동구청은 '대전도심융합특구를 통한 대전역세권개발'이란 주제로 동구포럼을 열었다. 주제발표를 중심으로 도심융합특구와 역세권개발의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대전대지역협력연구원과 동구청은 지난달 31일 도심융합특구를 통한 대전역세권발 방향을 주제로 제78차 동구포럼을 열었다. 사진=동구청

□ 판교 테크노밸리같은 고밀도 혁신공간 조성

대전 도심융합특구는 대전역세권과 선화구역 일원 142만㎡에 2021년부터 31년까지 사업비 2조3000억원을 투입, 메가충청스퀘어와 복합환승센터,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21년 대전 도심융합특구가 선도사업지구로 선정됐으며, 올 하반기 국토부에 기본계획 승인을 신청하게 된다.

융합특구 '대전역세권'의 핵심은 도심융합특구 플랫폼 구축이다. 트램과 자율차, UAM(도심 항공 교통) 등을 갈아 탈 수 있는 미래형환승센터를 구축하고 업무와 상업, 주거 등의 기능을 담당할 복합공간도 조성한다. '선화지구' 핵심사업은 공공과 문화창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으로 생활·창업 교육지원 캠퍼스, MZ형 직주복합 공간 조성 등을 추진하게 된다.

연계사업으로 역세권에서 충남도청에 이르는 중앙로는 문화행사와 축제를 위한 회랑으로 조성한다. 문화·축제를 위한 공간과 광장, 보행과 이벤트를 위한 시설도 구축한다.

융합특구 대전역세권 사업의 중심은 '메가충청스퀘어' 조성이다. 소제동 291-34번지 1만4301㎡에 연면적 22만9000㎡의 지하 7층, 지상 49층의 쌍둥이 건물을 조성하는 것으로 컨벤션과 업무, 상업, 주거, 호텔, 환승시설이 입주하게 된다.

컨벤션은 1만2000㎡, 호텔 1만4000㎡(4성급, 10개층, 240실), 업무 7만3000㎡(45개층), 주거 4만9000㎡(35개층, 350세대), 상업시설은 4600㎡(1개층)가 들어선다. 환승시설은 2만5000㎡(지하 2개층, 지상 1개층)를 차지한다. 지하와 지상을 아우르는 복합 기능의 대단위 건물이 들어서는 것이다.

예상 사업비는 1조900억원이며 민관협력형 도시재생리츠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방식은 지자체와 민간이 사업 구상과 기획단계부터 함께 협력,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 수익을 돌려주는 간접투자 방식의 주식회사다.

송자고택과 광장, 산책로 등이 조성되는 소제중앙문화공원 조감도. 이미지=대전시

□ 사업비 1조900억 메가충청스퀘어가 핵심사업

메가충청스퀘어가 들어서는 복합2구역 개발의 사업자는 한화건설과 계룡건설, 한화커넥트 등 9개사가 참여하는 (주)대전역세권피에프브이(PFV)이며, 대전 동구는 지난 3월 이 기업이 추진하는 복합2구역 재개발 사업시행계획을 승인했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메가충청스퀘어와 미래형환승센터가 조성되는 것에 발맞춰 주변으로는 주거환경개선과 재개발 등의 사업이 펼쳐진다. 공동주택 1350호 들어서는 삼성4촉진구역를 비롯 1400호의 동구 공공주택지구, 558호의 중앙1촉진지역, 3867호의 소제구역 주건환경개선, 774호의 신안1촉진구역 개발이 진행된다. 이들 사업의 완공 시기는 2028-31년으로 잡혀있다. 이외에도 신안동 232-4번지 일원에 철도와 철도광장, 플랫폼 등 철도유산을 전시하는 '신안2역사공원', 대전시 문화재자료인 송자고택을 중심으로 광장과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소제중앙문화공원'도 추진한다.

어렵게 계획이 세워졌지만 도심융합특구를 기반으로 한 역세권 개발이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국비 지원이다. 핵심사업인 메가충청스퀘어와 미래형환승센터 조성은 도심융합특구 조성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도심융합특구법)과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2025년 1월 시행)이 적용된다.

도심융합특구법 제3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심융합특구 조성 및 육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관련 시책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고 했지만 34조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 및 특구연계사업 시행자가 부담토록 했다.

대전 역세권 일원에서 메가충청스퀘어 조성을 비롯 각종 재개발, 주거환경정비 사업이 추진된다.이미지=대전시

□ 지방 살리기 차원 국비지원이 적극 이뤄져야
철도지하화통합개발도 사업시행자가, 지하화사업은 철도부지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비용을 충당토록 했다. 지하화에 필요한 경우 지자체가 일부를 보조, 융자할 수 있도록 했다. 2개의 법률 모두 대체로 사업시행자가 비용을 부담하고, 필요하면 지자체가 알아서 지원하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도심융합특구법은 국비 지원의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중앙정부가 의지를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부동산 경기 하락도 변수이다. 대전역 주변의 재개발과 주거환경 개선 사업은 주택경기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침체국면이 계속될 경우 장기간 표류할 수도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도심융합특구와 철도지하화통합개발을 적극 추진, 민간사업을 선도하는 게 필요하다. 인구 감소로 건설경기가 장기불황에 들어섰고, 특히 지방은 전국 어디나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졌다. 단순한 개발 분양사업으로 치부하지 말고 소멸위기의 지방 살리기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국비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대전역과 역광장. 뒤쪽으로 한국철도공사(KORAIL 왼쪽)과 국가철도공단(KR) 건물이 보인다. 사진=김재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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