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수리·면허정지 철회'도 안 통해…전공의 '요지부동'

천선휴 기자 2024. 6. 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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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출근율 10% 미만…사직서 수리도 19명뿐
정부, 긴급 간담회 개최해 병원 애로사항 청취
1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사직서 수리를 허용하고, 원래 수련병원으로 돌아오는 전공의에겐 면허정지 같은 행정조치도 철회하겠다는 유화책을 제시했지만 전공의들은 여전히 꿈쩍도 않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전국 211개 수련병원을 조사한 결과 전공의(레지던트) 1만508명 중 918명(8.7%)이 병원에 정상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지난 4일 사직서를 수리하겠다고 밝힌 직후인 5일 출근율(918명, 8.7%)에서 달라지지 않은 수치다.

정부 발표 이후 추세를 살펴보면 4일 913명→5일 918명→7일 919명→10일 929명→11일 918명으로 적게는 1명, 많게는 10명이 늘었다 전날 11명이 줄어든 걸 알 수 있다.

100개 수련병원으로 범위를 좁혀봐도 4일 747명→5일 752명→7일 748명→10일 757명→11일 746명으로 8명, 9명이 늘기도 했다가 4명, 11명이 줄기도 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하지만 복지부는 이처럼 전공의 출근 현황이 찔끔찔끔 변화를 보이는 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각 수련병원들에 전달받는 수치가 단순 머릿수를 센 것으로 연차를 내는 등 개인적인 사정과 현장의 사정까지는 파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단순히 각 병원으로부터 숫자에 대한 리포트를 받고 있어 정확히 개개인의 케이스는 알기 어렵다"며 "병원이 211개, 100개 이렇다 보니 근무자들 중 한두 명이 쉬어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정도의 변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출근율은 물론 수리된 사직서도 19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211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 수리가 된 전공의(레지던트)는 19명"이라며 "지난 7일에서 1명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해제한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사직서 수리가 0.2%에 불과한 것은 병원에서 전공의와 면담은 물론 개별적인 사직 시점, 행정 절차 등을 두고 골머리를 썩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실 지금 병원이 사직서를 안 받아준다기보다는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 좀 더 명확히 하고 개별 의사도 확인하는 등 여러가지를 처리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복지부는 이날 오후 각 수련병원의 기조실장 및 수련부장들에게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와 관련한 의견수렴을 한다"며 비대면 간담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전공의들을 보면 아예 관심 없는 경우, 병원에 문의만 하는 경우, 사직서 냈으니 처리해달라고 버티는 경우로 나뉜다"며 "이걸 병원에선 어떻게 적용하고 해석하고 진행하느냐를 두고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복지부와 이걸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간담회에선 수련병원들이 사직 전공의에 대한 재수련 제한을 완화하는 등 전공의 복귀 유인책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사직서 수리 시점을 2월로 당겨 내년 3월 복귀를 하게 할 수 있는지 등을 복지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사직서 수리를 한다고 하면 전공의들이 그나마 조금 돌아와서 한계에 도달한 병원 운영에 숨통을 터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결국 전공의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지금 병원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매고 있는 꼴이 됐다. 사직서 수리를 어떻게 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수련병원들에서 제시한 것처럼 재수련 제한을 완화해 준다고 해도 그게 얼마나 많은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교수들까지 들고 일어나고 있지만 정부가 더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선 어떻게든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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