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기소에 이재명 재판만 4개 … 국회보다 법원 더 찾을판

이승윤 기자(seungyoon@mk.co.kr), 정진욱 기자(top@mk.co.kr),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4. 6.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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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하면서 이 대표 주변을 4중 사법 리스크가 산처럼 둘러싼 형세가 됐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것은 '제3자 뇌물수수'로, 통일부 장관 승인 없이 스마트팜 지원 협력사업을 한 점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불법 송금을 한 점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이 대표를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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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북송금 800만弗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
법조계 "이번 산이 가장 험해"
서울·수원 오가며 매주 재판
최대 주4회 법원 출석할 수도
야당 대표 역할 차질 불가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하면서 이 대표 주변을 4중 사법 리스크가 산처럼 둘러싼 형세가 됐다. 험난한 고비를 여러 번 넘어온 이 대표지만 '대북송금을 헤쳐나가기가 가장 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9월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청구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기각된 지 9개월 만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는 제3자 뇌물 혐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는 뇌물공여 혐의가 각각 추가 적용됐다.

검찰 측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공모해 유엔의 대북제재를 어기고 쌍방울그룹이 총 8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 측이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이행을 독촉하자 쌍방울그룹 사주인 김성태 당시 회장에게 '쌍방울그룹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보증'을 약속하며 2019년 1~4월께 5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대납 직후인 2019년 5월께 북한 측에 경기도지사 방북 초청을 요청했다가 북한 측에서 방북 의전 비용을 추가로 요구받자 다시 쌍방울그룹에 2019년 7월께부터 2020년 1월께까지 300만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것은 '제3자 뇌물수수'로, 통일부 장관 승인 없이 스마트팜 지원 협력사업을 한 점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불법 송금을 한 점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이 대표를 기소했다.

지난해 9월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보완수사를 해온 검찰은 이달 7일 수원지법 1심 재판부가 이 전 부지사 등에게 중형을 선고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재판 도중 '검찰의 회유에 의한 진술이었다'로 바꾼 가운데,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고, 김 전 회장을 알지도 못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재명·이화영·김성태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재판부는 '당시 이재명 도지사에게 보고했는지를 지속적으로 이화영 부지사에게 물었고, 이화영 부지사를 통해 이재명 도지사와 두 차례 직접 통화도 했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4번째 기소로 제1야당 대표가 한 주에 많게는 4차례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됐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비리'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혐의 등 이미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대장동 재판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은 각각 매주 화요일과 격주 금요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고 있다. 위증교사 재판도 대장동 사건과 같은 재판부의 심리로 월 1회 진행된다. 여기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이 더해지면서 이 대표는 서울과 수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여의도와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을 다니며 매주 3~4차례를 피고인석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의정 활동과 당무 수행 등 제1야당 대표로서의 역할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표 재판 중 아직 1심 선고가 내려진 사건은 한 건도 없다. 올해 안에 1심 판결이 나올 수 있는 것으로는 검사 사칭 위증교사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꼽힌다.

만약 이 대표의 혐의 가운데 하나라도 유죄가 확정돼 피선거권이 박탈되면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승윤 기자 / 정진욱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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