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빈틈없는 내부통제' 강조했는데…'대리급이 뚫는다고?'

강지수 2024. 6. 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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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횡령 이후 강도 높은 방지책 마련했지만
권한 없는 대리급 직원이?…은행권 "이해 안돼"

우리은행에서 또다시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통상 대출에 대한 '승인'권한이 없는 대리급 직원이 대출금을 횡령을 한 거에 대해 대출 심사 과정 등 초기 단계에서부터 '세밀한' 내부통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은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경상남도 김해 지점에서 대리급 직원 A씨가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을 횡령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올해 초부터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횡령했고 경찰 조사에서 이를 대부분 가상화폐나 해외 선물에 투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빈틈없는 내부통제' 내걸었는데…'또' 금융사고

우리은행에서 이같은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 B씨는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약 71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이러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최우선 경영 방향으로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내걸고 대대적인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규모 횡령 사고가 재차 발생하자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우리은행이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한 지난해 7월 이후에 발생한 만큼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달아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한 만큼 당국이 제재 측면에서 보다 강한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리급이 어떻게' 내부통제 둘러싼 '의문'

은행권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했는지와 더불어 내부통제 시스템이 충분히 세밀한 구조로 짜여졌는지도 들여다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기회에 실제 사고가 발생한 대출 집행과 관련한 승인 절차 등을 보다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횡령 사고가 대리급 직원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도 대출 승인 체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소한 1명 이상의 책임자에게 승인을 받지 않는 이상은 대출 실행을 하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대리급도 전산상 별도의 승인을 받지 않고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구조이거나 책임자와 공모가 이뤄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라고 설명했다.

대출 승인 이후의 내부통제 절차를 들여다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시중은행들은 영업점에 대출 및 입출금 신고 내역 등을 검사하는 인력들을 배치하는데, 대출 승인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이를 재차 확인하는 단계에서도 허위 대출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검사 시스템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본점 여신감리부에서 영업행태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횡령 사고를 발견한 것에 대해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이에 대해서도 적시에 감시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여신감리부는 전문 심사역의 승인을 받지 않고 영업점장이 단독으로 취급하는 여신 등 문제 여지가 있는 여신들을 더욱 세밀하게 검사하는 곳"이라라며 "이 과정에서도 바로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던 건 내부통제 시스템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당시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1선에 배치하고, 준법·검사 등 내부통제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내용 등을 발표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단순히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라며 "작년에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한 이후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건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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