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과학 외교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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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공부를 시작한 이래로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과학 외교관이 된다는 것은 곧 기술적 지식을 심화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 가운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과학 외교는 내가 걸어온 개인적 여정의 각 단계에서 생각했던 것이나 양국 관계에 대한 것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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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공부를 시작한 이래로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나의 학업이 어떻게 직업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선뜻 그림을 그려내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 나 역시 향후 진로에 대해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했다. 단지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답을 찾으려는 열망으로 물리학에 뛰어들었던 것뿐이다.
예전에 학생일 때 받았던 그 질문은 이제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주한 스위스대사관 과학기술협력실의 실장이라는 직함으로 내가 하는 일을 설명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었고, 대사관 내에서 과학과 기술의 역할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수년간 이런 질문을 받다 보니 이젠 이렇게 단순한 답변을 하게 되었다. "저는 과학 외교관으로 일합니다."
과학 외교는 무엇을 의미할까? 많은 사람들이 과학 외교를 하나의 정의로 규정하려고 시도하지만, 나는 그 본질은 그러한 단순성을 초월하며 오히려 다면적인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과학 외교관이 된다는 것은 곧 기술적 지식을 심화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 가운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었다. 내가 과학자였을 때 과학 외교관이 된다는 것은 연구자들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사회 발전에 중요한 주제에 대한 협력 프로젝트를 촉진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지금 정부 차원에서 보자면 과학 외교관이 된다는 것은 과학 협력을 위한 여러 협약을 통해 국가 간의 양자 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과학 외교는 내가 걸어온 개인적 여정의 각 단계에서 생각했던 것이나 양국 관계에 대한 것을 뛰어넘는다. 과학 외교의 사명은 전 세계적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스위스 과학 외교 네트워크인 스위스혁신네트워크(Swissnex)가 설립된 지 거의 25년이 지난 지금, 최근 우리는 오늘날 과학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2000년대 초반은 급속한 세계화와 폭발적인 디지털화가 이루어지는 시기였고, 과학과 기술은 민주주의와 번영을 촉진하는 주요 도구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최근 과학은 인류가 자연과의 관계를 얼마나 파괴했는지를 밝혀낸 바 있다. 기후변화에서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현실은 우리 행성이 마주하고 있는 도전 과제로 정의될 수 있다. 과학 외교관으로서 우리는 과학에 뿌리를 둔 새로운 형태의 외교를 개척하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 잡힌 관계를 회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연과 단절된 채 인간만을 중심에 둔 세계관에 의문을 품는 새로운 동향에 영감을 받아, 보스턴에 있는 스위스혁신네트워크 동료들은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행성 외교'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행성을 위한 스위스혁신네트워크'는 인간이 아닌, 다른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과학과 기술은 관찰, 이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연 세계와의 균형 잡힌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물리학 학생에서부터 시작한 내 여정이 변화해온 것처럼, 그리고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이 그렇듯 과학 외교는 고정되고 경직된 것이 아니라 과학, 공동체, 그리고 자연 사이의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시간에 따라 진화한다.
[알렉산드라 아피첼라 주한스위스대사관 과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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