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쿠바 수교 이후 첫 고위급 협의…상주공관 개설 속도
상주공관 개설 적극 협력키로
지역 정세·국제무대 협력 등도 논의
한국과 쿠바가 지난 2월 수교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협의를 12일 개최했다. 양측은 상호 상주공관을 조속히 개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카를로스 페레이라 쿠바 외교부 양자총국장과 대면 협의를 진행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2월 미국 뉴역에서 양국 주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후 양국 고위급의 대면 협의가 열린 건 처음이다.
양측은 이날 상대국에 각각 상주공관을 마련하는 데 적극 협력키로 했다. 한국은 조만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공관 개설을 위한 요원을 파견할 계획이다. 정 차관보는 “주쿠바대사관 개설을 가속화히기 위해 상반기 중 임시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바는 지난달 한국에 쿠바 공관 개설을 위한 요원을 보냈다. 페레이라 총국장은 “이른 시일 내 주한대사관 개설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양측은 또 개발협력, 경제협력, 인적교류, 문화·스포츠 협력 등 그간의 교류를 평가하고 협력을 더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쿠바 측은 한국 기업의 대쿠바 투자, 양국 간 교역 확대, 농업, 에너지, 보건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증진을 기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측은 지역 정세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의 쿠바 제재와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외교부 측은 미국의 제재 아래 한·쿠바가 어떤 협력을 할 수 있을지 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페레이라 총국장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는 자연스럽게 의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번 양자 협의는 수교 이후 양국 고위급이 만나 제반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한 첫번째 공식 협의라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양국 외교부 간 고위급 협의를 활성화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페레이라 총국장은 지난 10~11일 서울에서 개최된 ‘2024년 한·중남미 미래협력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지난 2월 수교 이후 쿠바의 대표단이 공식 방한한 것도 처음이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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